
수천 명의 연락처를 주소록에 채우고 살아가면서도 정작 인간관계의 답을 안다고 자신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방송인 서경석은 휴대전화 주소록에 약 5,000명의 연락처가 저장되어 있음에도 여전히 배움의 태도로 사람을 대한다.
어릴 적 어머니의 엄격한 교육으로 예의를 익히고 대학 시절 과외로 생활비를 마련하며 자란 그는, 타인과 어우러질수록 약속과 경계가 명확해야 함을 경험으로 보여준다.

타인과의 약속을 지키는 단호함
함께 일하는 사람과의 약속은 그에게 타협할 수 없는 원칙이다. 그는 스태프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정산일보다 이틀 먼저 자동이체를 신청해 둔다. 타인의 노고를 먼저 챙기는 일이야말로 관계의 기본 예의라 믿기 때문이다.
“저는 월급날이 예를 들어서 25일이죠. 그럼 23일로 자동이체 신청을 해 놔요.” 또한 약속을 가볍게 여기는 행동에는 단호하다. “이 일을 잘못했을 경우 저와 함께 일하는 스태프들이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뭔가 일을 하는데 불성실하거나 혹은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주거나 요런 경우엔 제가 따끔한 화를 냅니다.”
감당할 수 있는 한계 안에서 마음을 건네는 법
과거에는 지인의 부탁에 통장 잔고 전체를 털어 도우려 했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지원은 도리어 관계를 해친다는 사실을 깨닫고 감당할 수 있는 선으로 기준을 바꿨다.
내 삶을 지키는 한도 내에서 마음을 전하되 어울리지 않는 요구에는 분명히 선을 긋는다. “관계와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은 멀리 하는 것이 맞다.” 자신을 지키지 못하는 무리한 호의는 관계를 살리지 못함을 알기에 한계를 인정하는 지혜를 택한 것이다.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으로 돌아오는 관찰
수많은 사람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는 비결은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하는 데 있다. 그는 밥 한 끼도 혼자 먹지 못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마흔 살 이후 혼자 떠나는 여행을 통해 홀로 서는 법을 배웠다.
여행지에서 공부에 몰입하며 마음의 여백을 찾는다. “제가 다른 건 다 혼자 해도 밥은 혼자 못 먹는 거 그랬는데 마흔 넘고 나서부터요, 이 혼자가 가능한 게 여행이더라고요.” 슬픔이 올 때 시험 공부에 몰입하는 것도 스스로를 정돈하는 방식이다. “오롯이 그냥 나에게 이 시간이 다 온전히 주어졌을 때 깊게 한번 들어가 보자.”
관계에 휘둘리지 않는 힘은 타인에게 예의와 약속을 다하고 스스로를 정직하게 관찰하는 태도에서 나온다. 서경석의 삶은 타인을 향한 성실함과 자신을 지키는 경계가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건강한 인간관계가 지속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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