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한테 잘하면 아들도 잘할 줄 알았습니다” 70대 시어머니가 뒤늦게 깨달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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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며느리와의 관계만 좋으면 아들과의 관계도 저절로 완벽해질 것이라고 오랫동안 믿어왔다.
명절마다 며느리 편을 들고 맛있는 음식을 챙겨주며 다정한 시어머니가 되려고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정작 내 친아들은 시댁 모임에서 점점 말수를 줄이더니 마침내 남처럼 멀어져 버렸다.

나는 며느리가 부담을 느낄까 봐 늘 눈치를 보며 원하는 것은 뭐든지 맞춰주려고 애썼다.
어느 날 아들이 힘들어 보여 다가가려 했으나 며느리를 신경 쓰느라 아들의 표정을 읽지 못했다.
아들은 내가 자신보다 며느리만 챙긴다고 느껴 서운함이 쌓여갔지만 나는 그 마음을 전혀 몰랐다.

어느 주말 아들과 단둘이 거실에 남았을 때 나는 그간 참아왔던 서운한 마음을 슬그머니 꺼냈다.
아들은 어머니는 늘 며느리만 신경 쓰느라 내 진짜 마음은 한 번도 물어봐 주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 순간 나는 고부갈등을 피하려고 정작 내 피붙이의 외로움을 외면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며느리와의 화목한 겉모습에 치중하느라 아들과의 진솔한 대화 창구를 스스로 닫아버린 셈이었다.
아들은 씁쓸한 표정으로 잔을 비우며 이제는 어머니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나는 아들의 냉정한 말 앞에서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한 채 멍하니 찻잔만 바라보아야 했다.

며느리를 배려하는 것만큼 내 아들의 속상함도 귀담아들어야 했음을 너무 늦게 깨닫고 말았다.
현관문을 나서며 차갑게 돌아서는 아들의 뒷모습을 보며 가슴 한구석이 서늘하게 무너져 내렸다.
관계의 균형을 놓친 채 겉치레만 챙겼던 지난날을 후회하며 나는 텅 빈 거실에 홀로 남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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