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관 공석 사태가 218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사법부 독립과 대법관 재제청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극에 달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대법관 제청권이 대법원장에게만 있는 고유 권한임을 강조하며, 대통령과 국회의 관여는 헌법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에 대해 범여권 위원들은 조 대법원장이 정치적 행보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거취 압박과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조 대법원장은 국정감사에 기관장 자격으로 출석해 헌법 제104조 2항을 근거로 일반증인 선서와 증언을 거부했다. 그는 대법관 공석 장기화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면서도,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에는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김기표 민주당 의원의 해명 요구에 준비해온 문서를 통해 “제청권은 대법원장의 전속적 권한이며, 간섭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과거 협의는 임의적 협력에 불과하며, 대법원장은 이미 헌법상 모든 권한과 의무를 다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역대 정권 역시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존중해왔다고 강조했다.
오전 질의응답을 마친 후 건강 문제로 오후 회의에 불참했던 조 대법원장은, 밤 10시 53분 국감 종료 직전 다시 회의장에 나타나 국민과 위원들에게 거듭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대법원이 완전한 구성에 이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격려금과 업무추진비 집행 논란에 대해서도 예산 집행과 국회 설명 과정의 미흡함을 인정하며 개선을 약속했다. 다만, 계엄 시기 대법원 내부 회의와 이재명 대통령 파기환송심 관련 질의에는 답변을 삼갔고, 추가 질의 요구에도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국정감사 내내 여야 간 공방이 거세게 이어졌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가 대통령 임명권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사법부 독립 훼손을 우려하며,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가 헌법 근거가 없다고 맞섰다. 손솔 진보당 의원이 조 대법원장의 정치적 의도를 거론하자, 조 대법원장은 모욕적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부적절한 발언을 해 서영교 법사위원장으로부터 발언권이 정지되는 등 고성이 오갔다.
오후 회의에서는 서영교 위원장과 박형수 의원 간 충돌로 위원장이 야당 의원 2명의 발언권을 잇달아 정지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박 의원은 참고인이 별도 질의 없이 먼저 발언한 절차 문제와 오전 회의의 편파 진행을 문제 삼았다. 서 위원장은 박 의원의 태도를 비난했고, 이에 박 의원도 맞대응하며 감정싸움이 극에 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에 항의하며 퇴장했다.
조 대법원장의 오후 회의 불출석에 대해 서영교 위원장은 국회 모욕이라며 국회 증언감정법에 따라 법적 고발 방침을 밝혔다. 청와대는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존중해 신속한 재제청 절차 진행을 거듭 촉구했다.
한편, 공소청 출범에 따른 국정감사계획서 변경 논의 과정에서는 청와대 제1부속실장 증인 채택 여부를 두고 여야가 설전을 벌였다. 증인 및 참고인 명단 일부가 조정됐으며, 기업인 증인은 우아한청년들 대표로 대체하기로 합의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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