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원에서 전화가 옵니다. 6년 동안 키운 아들이 친자식이 아니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전화를 받은 또 다른 가족이 있었습니다.
병원에서 바뀐 아이
일본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이야기입니다. 대기업에서 일하며 성공 가도를 달리던 남자는 어느 날 병원으로부터 아들이 출생 당시 뒤바뀌었다는 연락을 받습니다. 친아들은 지방의 작은 전파상을 운영하는 가정에서 자라고 있었습니다. 두 가족은 아이를 되돌릴 것인지, 지금 키운 아이를 계속 키울 것인지를 두고 긴 시간 고민에 빠집니다. 피가 중요한가 함께한 시간이 중요한가라는 질문이 영화 전체를 관통하고, 어느 쪽도 쉽게 답할 수 없도록 두 가족의 사정이 고르게 그려집니다.

칸 심사위원상
이 작품은 2013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았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꼽히며, 그는 이후 2018년 작품으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까지 받게 됩니다. 수상 이후 국내에서도 개봉해 가족 영화를 찾는 관객들 사이에서 꾸준히 언급됐습니다. 감독은 이 작품 이후에도 혈연과 가족의 경계를 묻는 영화를 여러 편 만들었고, 칸에는 지금까지 열 차례 초청됐습니다.

두 아버지의 대비
영화의 핵심은 성격이 정반대인 두 아버지입니다. 한쪽은 효율과 성취를 중시하며 아이에게도 계획을 요구하고, 다른 한쪽은 일은 서툴지만 아이들과 바닥을 구르며 놉니다. 처음에는 전자가 옳아 보이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무엇이 아버지 노릇인지에 대한 기준이 흔들립니다. 제목이 말하는 아버지가 된다는 표현은 아이가 아니라 어른의 변화를 가리킵니다. 영화가 주인공에게 내주는 시간도 그 변화를 위한 것입니다.

아이들의 표정으로 만든 영화
고레에다 감독은 아역 배우에게 대본을 미리 주지 않고 현장에서 말을 건네 반응을 담는 방식으로 작업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도 아이들의 표정과 말투가 연기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어른들이 결정을 내리는 동안 아이들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화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답을 주지 않는 결말
영화는 명확한 해답 대신 한 장면으로 마무리됩니다. 관객마다 결말을 다르게 해석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자극적인 전개는 없지만 조용히 쌓이는 감정이 마지막에 한 번에 터지는 구조라, 끝까지 본 사람들의 평이 특히 좋습니다. 가족에 관한 영화를 찾는다면 여전히 먼저 꼽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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