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마다 밥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고 출근하는 아들이 안쓰러워 따뜻한 정성으로 도시락을 쌌다.
직장 근처에 다다라 전화를 걸었지만 아들은 바쁜 야근 업무 때문인지 연락을 받지 않았다.
로비에서 무작정 기다리기보다는 직접 사무실 입구로 찾아가 서프라이즈로 전달하고 싶었다.

엘리베이터를 지나 아들의 사무실층에 도착했을 때 복도 끝 비상구 문이 살짝 열려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계단 쪽을 슬그머니 들여다보니 익숙한 아들의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들은 구겨진 양복 상의를 벗어 둔 채 찬 바닥에 앉아 깊은 한숨을 쉬며 눈가를 닦아내고 있었다.

상사의 호통 소리와 억울한 업무 지시로 괴로워하면서도 집에 오면 늘 웃는 얼굴만 보여주었던 아들이었다.
자식의 고단한 직장 생활을 까맣게 모른 채 그저 직장에서 승승장구하는 줄로만 알았던 나 자신이 야속했다.
부모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고 홀로 눈물을 삼키던 자식의 깊은 속내를 비로소 깨닫게 됐다.

불쑥 다가가 인사를 건네면 아들이 더 미안해하고 자존심이 상할까 봐 차마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가지고 온 도시락 가방을 비상구 앞 문고리에 조용히 걸어두고는 조심스럽게 건물 뒤편을 빠져나왔다.
아들의 무거운 짐을 다 덜어줄 수는 없지만 따뜻한 밥 한 한 끼로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랐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아들에게 맛있게 먹고 오늘도 힘내라는 짧은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얼마 뒤 도시락을 잘 먹었다며 고맙다는 답변을 보낸 아들의 문자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홀로 힘겨운 무게를 견뎌내는 아들의 지친 퇴근길을 위해 더 따뜻한 저녁 상을 준비하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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