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은 두 가지만 특정하면 됩니다” 차인표가 30년 넘게 아침마다 지켜온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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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이자 배우 차인표는 수십 년 동안 아침마다 손글씨 일기를 써왔다. 지나간 일을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날 벌어질 일을 예상하며 하루의 의미를 적는 기록이다. 그는 운동과 독서도 시간과 장소를 정해 반복해 왔다.
타인의 평가에 흔들릴 때 필요한 건 자신을 크게 부풀리는 말이 아니라, 오늘의 나를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 작은 증거다.
기억에 맡기지 않고 손으로 남긴다
차인표는 “기억은 계속해서 왜곡되거나 훼손되고 아니면 사라지잖아요”라고 말했다. 기억에만 의존해 자신을 이해하려 하면 현재 기분에 따라 과거마저 달라 보일 수 있다. 반면 매일 남긴 기록에는 그날의 예상과 소중히 여긴 가치가 쌓인다.

기록의 목적은 멋진 문장을 쓰는 데 있지 않다. 지금 중요한 게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일의 선택이 오늘의 기준에서 너무 멀어지지 않게 하는 데 있다. 하루를 평가하려 애쓰기보다 내일 할 일과 이유를 몇 줄 적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그렇게 쌓인 문장은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자신의 언어로 삶을 판단할 근거가 된다.
의지보다 시간과 장소를 먼저 정한다
차인표는 20대 초반 미국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시절, 언어가 통하지 않아 자존감이 떨어지자 주방장에게 조언을 구한 뒤 팔굽혀펴기를 시작했다. 하루 100개를 한꺼번에 하지 않고 아침과 식사 전후로 나누어 실천하며 자신감을 회복했다.
그는 “습관이라는 거는 항상 최소한 두 가지는 특정이 돼야 습관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봐요”라고 말했다. 그 두 가지는 시간과 장소다. ‘꾸준히 운동해야지’라는 다짐만으로는 행동할 순간을 잡기 어렵다. 아침에 일어난 자리, 식사 전 정해진 곳처럼 조건을 붙여야 몸이 움직인다. 목표가 버겁다면 포기할 게 아니라 나누어 배치해야 한다.
평가를 기다리지 말고 한 사람을 향해 완성한다
소설을 쓸 때 부정적인 생각이 들어도 차인표는 자신을 바라봐 주는 단 한 명의 독자를 생각하며 글을 마쳤다. 불특정 다수의 반응을 상상하면 아직 오지 않은 평가 때문에 손이 멈춘다.
하지만 읽어 줄 한 사람을 떠올리면 해야 할 일은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쓰는 것으로 단순해진다. 차인표는 “결국은 우리는 다른 사람의 평가를 항상 갈구하잖아요. 그렇게 하는 이유는 자기가 자기 스스로를 높게 평가하지 못하기 때문이에요”라고 말했다.
스스로를 높게 평가한다는 것은 무작정 칭찬하는 일이 아니다. 정해진 시간에 운동하고, 기록하고, 쓰던 글을 마치는 식으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사실을 늘리는 일이다.
완성은 혼자 차지하지 않는다
차인표는 작가가 씨를 뿌려도 독자의 다양한 해석과 소감이 더해져야 소설이 완성된다고 본다. 그래서 “제가 작가로서 나를 소설가로 만든 것은 독자들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이는 타인의 평가에 자신을 맡긴다는 뜻이 아니다.
쓰는 동안에는 한 사람을 향해 자기 몫을 다하고, 세상에 내놓은 뒤에는 독자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받아들일 여지를 인정하는 태도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정해진 자리에서 작업을 시작해 끝까지 완성하는 데까지다. 반응과 해석의 방향까지 붙잡으려 하면 습관은 다시 평가를 기다리는 일이 된다.
정체성을 지키는 기준은 타인이 오늘 나를 어떻게 부르는가가 아니라, 아무도 보지 않는 시간에 무엇을 반복했는가에 있다. 기록과 습관은 삶을 단번에 바꾸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스스로를 믿을 근거를 매일 조금씩 만드는 방식이다. 오늘 할 일을 시간과 장소에 두고, 끝낸 흔적을 남기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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