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남편 장례식에 갔는데..” 상주석에 앉아 있던 사람을 보고 발걸음이 멈췄다
Google 검색에서 뷰어스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십년지기 친구의 남편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를 접하고 서둘러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침통한 마음으로 빈소 입구에 들어서 절을 하려던 순간, 상주석에 서 있는 뜻밖의 인물을 보고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곳에는 친구가 아닌 내 친남동생이 검은 상복을 입고 손님들을 맞이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어찌 된 일인지 당황한 나는 조문을 마친 뒤 친구를 부축해 빈소 옆 작은 방으로 들어가 연유를 물었다.
친구는 붉어진 눈시울로 내 손을 잡더니 5년 전부터 남편이 사업 실패로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그 당시 내 남동생이 남몰래 매달 큰돈을 보태주며 친구 가족의 생계를 지탱해 주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남동생은 과거 내 친구의 도움으로 희귀병 수술을 받고 목숨을 건졌던 은혜를 잊지 않고 갚아왔던 것이다.
남편의 오랜 병수발과 채무 속에서 친구가 무너지지 않도록 동생은 묵묵히 형님 역할을 하며 짐을 나누어 졌다.
가족에게도 말하지 않고 홀로 그 큰 금액과 헌신을 감당해 온 동생의 진심을 들으며 가슴이 먹먹해졌다.

친구는 동생이 없었다면 남편의 마지막 길조차 거두지 못했을 것이라며 연신 고개를 숙이며 눈물을 쏟아냈다.
나는 밖으로 나와 지친 기색으로 상주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남동생의 든든한 어깨를 가만히 다독여주었다.
동생은 나를 바라보며 누나 친구는 내 목숨을 구해준 은인이니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장례식이 끝난 뒤 밖으로 나오자 차가운 밤공기 속에서도 가슴 한구석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울컥 울컥 차올랐다.
누군가의 남모를 선의와 은혜가 또 다른 헌신으로 이어져 한 가족의 가장 절망적인 순간을 지켜낸 모습이 눈에 선했다.
나는 영정 사진 앞에서 끝까지 상주석을 지키던 동생의 검은 상복 자락을 떠올리며 나지막이 그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