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BIFF) 현장] “부산영화제 덕에 먹고산다” 연상호, 제작비 5억 ‘실낙원’… 14회차 만에 빚어낸 AI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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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감독이 신작 ‘실낙원’을 통해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다시 찾았다. 15년 전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으로 3관왕의 영예를 안으며 영화계에 굵직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던 그는, 이번 영화제에서 순제작비 5억 원대와 14회차 촬영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운 신작을 공개하며 평단과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15년의 궤적과 부산, 그 각별한 인연의 서막
올해 영화제에 참석한 그는 2011년 전작 ‘돼지의 왕’이 초청되었던 과거를 회고했다. 미술 전공 후 애니메이션을 업으로 삼고자 고군분투하던 시절, 큰 기대를 품지 않았던 부산에서의 첫 상영은 그의 영화 인생을 뒤바꾼 변곡점이 되었다. 당시 자원봉사자로부터 폭발적인 현장 반응을 전해 들으며 느꼈던 경이로움은 여전히 그의 창작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해당 작품으로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 등 3관왕을 석권한 그는 심사위원들을 향한 깊은 감사와 함께 “부산국제영화제 덕분에 영화감독으로서의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며 각별한 소회를 밝혔다.
모성의 기록에서 잉태된 AI 스릴러, 인간성의 본질을 묻다
이번 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공식 초청된 ‘실낙원’은 실종된 아들을 애타게 찾던 엄마 류소영(김현주 분)이 9년 만에 아들 선우(배현성 분)와 재회하며 겪게 되는 기이한 ‘미스터리 스릴러’다. 작품의 뼈대는 연 감독의 어머니가 직접 작성한 3페이지 분량의 짧은 에피소드에서 출발했다. 이후 다각도의 각색 과정을 거치며 존 밀턴의 동명 서사시에서 영감을 차용, 현대 사회의 화두인 ‘AI’ 시대 속 인간성의 본질을 탐구하는 깊이 있는 서사로 확장되었다. 연 감독은 “인공지능의 대척점에 존재하는 인간 고유의 특성은 불완전함과 고립감”이라고 정의하며, 완벽하게 재현된 가상의 존재와 현실의 불완전한 아들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인물의 심리를 치밀하게 묘사했다.
극한의 효율이 창조한 압도적 몰입감, 저예산 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
무엇보다 ‘실낙원’은 순제작비 5억 원 규모의 ‘저예산 영화’라는 점과 단 14회차 만에 크랭크업했다는 사실로 영화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통상적인 상업 장편 영화가 최소 50회차 이상의 촬영을 거치는 것과 대조적인 행보다. 주연을 맡은 ‘김현주’는 “초반에는 지나치게 빠듯한 일정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그 타이트함이 극강의 몰입도를 끌어냈다”며 높은 만족도를 표했다. 선우 역의 ‘배현성’ 또한 “대본상에 내재된 캐릭터의 섬뜩함을 오히려 나른하고 무관심한 태도로 치환하여 표현하고자 했다”며 밀도 높은 연기 변신을 예고했다.
매체의 경계를 허무는 진화, 스크린을 압도할 기대감
전작 ‘얼굴’의 성공적인 결과물에 힘입어 우발적이고 충동적으로 시작된 이번 프로젝트는 연 감독에게 영화 제작의 원초적인 즐거움을 일깨워준 작업이었다. 매체와 장르의 한계를 규정짓지 않고 끊임없는 변주를 시도하는 그의 작가주의적 행보가 ‘실낙원’에서 어떻게 발현되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에서 서늘한 질문을 던지는 이번 신작은 오는 21일 전국 극장가에서 정식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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