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질수록 합격은 실력의 증명처럼 보이고, 불합격은 능력 부족이라는 판정처럼 느껴지곤 한다. 이름난 회사의 문을 통과하면 앞날까지 보장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진다.
그래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준비한 시간뿐 아니라 자기 가치까지 의심하고 흔들리기 쉽다. 그러나 회사의 단 한 번 선택을 자신 전체에 대한 평가로 받아들이는 순간, 취업은 진로를 찾는 과정이 아니라 스스로를 소진하는 경쟁으로 변질된다.
합격은 탁월함의 판정이 아니다
유튜브 지식 채널 ‘지식인사이드’에 출연한 작가이자 전 현대자동차그룹 인사담당자 장동철은 치열한 경쟁을 인정하면서도 “뽑아 놨다고 해서 그 사람이 탁월하고 훌륭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라고 말했다.

이어 “다 비슷한 사람이에요”라고 설명했다. 우수한 지원자들이 모인 채용 현장에서는 미세한 차이와 당시 면접관의 기준이 결과를 가를 수 있다는 뜻이다. 합격자는 그 시점에 회사가 찾던 조건에 더 잘 맞았던 사람일 뿐, 모든 면에서 다른 지원자보다 뛰어난 사람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따라서 불합격을 개인의 능력과 가능성 전체에 대한 최종 판정으로 확대 해석할 이유는 없다.
좋아하는 일만으로는 부족하다
장동철은 취업 준비자에게 “포기하지 마시고 본인이 원하는 일, 정말 내가 이게 좋아하는 일인가, 좋아만 해서 안 돼요”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가서도 잘해야 돼요”라고 덧붙였다. 회사에 들어가는 일만 목표로 삼으면 입사 뒤 실제 업무와 맞지 않을 때 긴 시간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부모가 의사나 판사, 대기업 취업처럼 특정 진로를 원하더라도 그 직업이 당사자에게 불행한 선택일 수 있다. 지원할 곳을 정할 때는 단지 선호도나 회사 이름만 볼 것이 아니라, 맡게 될 일을 꾸준히 해낼 능력과 적성이 있는지도 신중하게 따져야 한다.
선택받는 사람에서 선택하는 사람으로
장동철은 “내가 그 회사가 뽑아 준다고 생각하지 마시고요, 내가 그 회사를 선택한다고 생각하세요”라고 말했다. 채용을 회사가 일방적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절차로만 보면 지원자는 결과가 나올 때마다 수동적인 위치에 놓인다. 반대로 자신도 회사를 고르는 주체라고 생각하면 업무 내용과 적성, 앞으로의 방향이 판단 기준에 들어온다. 그는 “취업에만 매몰되지 말라는 얘기예요”라고 강조했다. 원하는 회사에서 떨어졌을 때도 인생 전체와 더 큰 세상을 바라봐야 다음 선택을 할 용기를 잃지 않는다.
취업 결과와 자기 가치를 분리하는 태도는 실패를 가볍게 여기자는 말이 아니다. 한 번의 결과에 무너지지 않고 좋아하면서 잘할 수 있는 일을 다시 고르기 위한 기준이다. 장동철은 불합격을 받아들이는 관점을 “단지 그 회사가 나를 선택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생각하세요”라는 말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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