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에 물려 상폐당해도 웃는 이유…심리학자가 250개 종목 사 모은 진짜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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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심리학자인 김경일 교수는 투자에서 무엇을 사느냐 못지않게 어떤 방식으로 판단하는가를 중요하게 본다. 그는 자신이 강연한 기업의 주식을 당일 매수하는 방식을 이어왔고, 그렇게 약 250개 종목을 보유하게 되었다.
그 가운데 최고가에 산 3개 기업은 상장 폐지되기도 했다. 이러한 결과까지 포함해 그의 방식에서 눈여겨볼 점은 성공 종목을 골라내는 비법이 아니다. 기업의 먼 미래를 직접 묻고, 감당 가능한 금액으로 실행을 반복하며, 들뜬 감정과 거리를 두는 판단 구조다.
종목보다 먼저 기업의 미래를 묻는다
김경일은 투자 대상을 단순한 재무 숫자만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그는 “그 회사 가서 그 회사 임원분들 붙잡고 10년 후에 이 회사 어떻게 될 거 같냐고 질문도 합니다”라고 말했다.

기업을 직접 접할 기회가 생기면 경영진에게 장기 비전을 묻고, 그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회사에는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독자가 찾아야 할 기준은 남의 확신을 빌리는 대신 스스로 확인할 질문을 정하는 일이다. 지금의 인기나 단기 등락보다 이 기업이 10년 뒤에도 어떤 일을 하려 하는지, 그 설명을 자신이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큰 결심 대신 작은 반복을 선택한다
확신이 생겼다고 해서 처음부터 큰돈을 투입할 필요는 없다. 김경일은 “1천만 원 한 번에 투자하면 막 살떨려서 못 하지만 10만 원은 진짜 저도 하니까 쉽더라고요”라고 말했다. 큰 금액은 한 번의 선택에 지나친 의미를 싣게 하고, 가격 변화에 대한 두려움도 키운다.
반면 감당할 수 있는 소액은 자신이 확인한 판단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 쉽게 해준다. 김경일이 한 번의 거액 투자보다 소액 반복을 선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요한 것은 적은 돈으로 큰 수익을 노리는 데 있지 않고, 실패해도 판단력을 잃지 않을 크기로 시작해 동일한 원칙을 꾸준히 적용해 나가는 점이다.
습관은 감정의 크기를 낮춘다
김경일은 “습관이 되면 자동적으로 가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소액 투자를 지속해서 반복하는 것은 단순히 주식 매수 횟수를 늘리는 일이 아니다. 매번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새로운 결심을 하지 않고, 기업의 장기 비전을 확인한 뒤 정해 둔 범위 안에서 행동하는 루틴을 만드는 일이다.
약 250개 종목 중 3개가 상장 폐지되었다는 사실은 투자 반복이 손실을 완전히 없애 주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따라서 습관의 목적은 무조건 이기는 데 있지 않다. 한 번의 결과에 흥분하거나 쉽게 무너지는 대신, 감당 가능한 손실 범위 안에서 자신의 판단 과정을 지속하고 점검하는 데 있다.
김경일의 사례는 좋은 투자를 단지 수익의 크기만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투자 결과가 좋을 때 느껴지는 감정이 만족과 흐뭇함에 가까운지, 아니면 단순한 기쁨과 신남에 가까운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장기 비전을 직접 확인하고 소액으로 반복해 왔음에도 특정 결과 하나에 지나치게 들뜬다면 투자 금액과 방식을 원점에서 다시 살펴야 한다. 투자 결정을 끝까지 지키는 힘은 강한 확신보다 스스로 확인할 질문, 감당할 수 있는 규모, 그리고 흔들림을 줄여주는 습관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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