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아버지 생신에 혼자 오길래..” 사위에게 전화했다가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Google 검색에서 뷰어스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남편의 예순일곱 번째 생신을 맞아 온 가족이 모이기로 한 날에 딸아이만 혼자 친정집 문을 열고 들어왔다.
바쁜 회사 일 때문에 사위가 못 온다는 딸의 설명에 남편은 서운한 기색을 숨기며 섭섭한 웃음만 지었다.
나는 식사 자리가 정돈된 뒤 사위에게 안부 전화라도 걸어야겠다는 생각에 조용히 베란다로 나갔다.

전화를 받은 사위는 수화기 건너편에서 거친 숨을 내쉬며 지금 지방의 한 시골 약국 앞이라고 말했다.
남편이 평소 찾아 헤매던 희귀 관절약이 시골 약국에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고 새벽부터 차를 몰았던 것이다.
딸이 혹시나 남편이 기대했다가 실망할까 봐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했다는 사위의 말에 가슴이 묵직해졌다.

사위는 약을 구하느라 생신 자리에 참석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연신 거듭 숙이는 목소리로 사과를 건넸다.
사정이 어찌 됐든 장인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챙기려 했던 사위의 깊은 속내에 눈시울이 붉어지고 말았다.
나는 전화기 너머로 사위에게 천천히 올라오라며 정말 고맙다는 인사를 몇 번이고 거듭 전했다.

식탁으로 돌아와 사위가 지방에 다녀오는 이유를 밝히자 남편은 조용히 찻잔을 내려놓고 고개를 숙였다.
딸은 사위가 장인을 위해 고생하는 모습을 보며 쑥스러운 듯 참았던 미소를 살포시 지어 보였다.
남편은 사위가 도착하면 가장 좋아하는 약주를 함께 기울이겠다며 식은 음식을 데우라고 나에게 청했다.

몇 시간 뒤 먼 길을 달려와 정성스럽게 약을 내어주는 사위의 손을 남편은 두 손으로 꼭 잡았다.
서운함으로 시작했던 생신 자리는 사위의 진심 어린 마음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한 온기로 채워졌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사위의 깊은 효심을 확인한 우리는 그날 밤 오래도록 정겨운 이야기를 나누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