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가 시아버지 옷을 몰래 버리길래..” 옷 수거함 앞에서 본 모습에 발길이 멈췄다
Google 검색에서 뷰어스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어두운 밤 아파트 단지 옷 수거함 앞으로 향하는 며느리의 뒷모습을 보고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내 남편이 평소 아끼던 낡은 양복 상의를 커다란 봉투에 넣어 들고 나가는 모습을 몰래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시부모가 아끼는 물건을 함부로 버린다고 오해한 나는 서운한 마음에 몰래 며느리의 뒤를 조용히 따라갔다.

옷 수거함 앞에 도착한 며느리는 봉투를 버리지 않고 가방에서 기다란 줄자를 꺼내 들었다.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며느리는 남편의 양복 어깨너비와 소매 길이를 세심하게 측정하며 수첩에 적었다.
오래되어 허리가 구부정해진 시아버지의 체형을 고려해 옷 구석구석의 수치를 정성스레 기록하는 중이었다.

다가가서 이유를 묻는 내게 며느리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그간의 숨은 사정을 털어놓았다.
맞춤 양복점에 가서 시아버지의 체형에 꼭 맞는 새 옷을 제작하려고 낡은 옷의 치수를 쟀다고 말했다.
시아버지가 새 옷을 사주겠다고 하면 한사코 거절할 것이 분명하여 몰래 옷을 가지고 나왔다는 것이었다.

며느리는 수선을 마친 낡은 양복과 함께 단정하게 맞춘 새 양복 상의를 남편의 방에 놓아두었다.
남편은 허리가 편안하게 들어맞는 새 옷을 입어보며 아이처럼 기뻐하는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겉으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시부모의 불편함을 세심하게 살핀 며느리의 깊은 배려에 마음이 뭉클해졌다.

오해로 시작했던 나의 헛짚은 의심은 며느리의 세심한 정성을 확인하는 계기로 진하게 바뀐 하루였다.
남편은 새로 맞춘 양복을 입고 거울을 몇 번이나 살피며 며느리의 따뜻한 마음에 고마움을 표했다.
우리는 단정하게 정리된 옷장 문을 닫으며 가족을 향한 며느리의 따뜻한 진심을 다시금 가슴에 새겼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