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 값 때문에 형제끼리 난투극”…장례지도사가 눈물로 호소한 ‘딱 한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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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장례연구소 대표이자 장례지도사인 송슬옹 씨가 장례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 출발점은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의 죽음이었다. 스무 살에 치른 할머니의 장례식은 기억조차 제대로 나지 않을 만큼 너무나 황망하고 빠르게 지나갔고, 그의 마음속에는 고인을 제대로 추모하지 못했다는 깊은 죄책감과 후회가 남았다.
이러한 개인적 경험은 단순히 장례 절차를 신속하게 마치는 것과 한 사람의 생애를 온전히 떠나보내는 일은 결코 같지 않다는 문제의식으로 이어졌다. 송슬옹 대표가 바꾸고자 했던 것은 장례의 형식적인 겉모습이 아니라, 고인의 삶을 진정으로 기억하고 추모하는 방식 그 자체였다.
후회를 외면하지 않고 기준으로 삼다
송슬옹 대표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던 건 20살 때 저를 키워주신 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라고 회상했다. 그에게 중요한 변화는 상실의 슬픔 그 자체보다, 그 뒤에 짙게 남은 후회를 마주하고 다루는 과정에서 비로소 시작됐다.
훗날 할머니의 기일에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처음으로 할머니가 생전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는 고인을 올바르게 기억하고 추모하는 데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이미 지나간 장례 절차를 뒤늦게 되돌릴 수는 없지만, 그때 비로소 깨달은 빈자리를 다가올 다음 장례의 소중한 기준으로 삼을 수는 있었다. 깊은 후회는 오래도록 붙들고 스스로를 자책할 이유가 아니라, 앞으로의 장례에서 무엇을 놓치지 않아야 할지 명확히 정하는 근거가 되었다.
절차보다 한 사람의 이야기를 남기다
아버지를 따라 2대째 장례지도사의 길을 걷고 있는 송슬옹 대표는 창업에 나서기 전부터 수많은 장례 현장을 몸소 경험해 왔다. 그가 치열한 현장에서 세운 추모의 방향성은 매우 분명했다.
송슬옹 대표는 “진짜 장례식의 모습은 지금처럼 한 사람의 이야기가 잘 깃들어 있는 장례식이어야 추모가 되는 것 같다고 생각을 했어요”라고 강조했다. 그렇기에 그는 입관식에서 유족들이 억눌렸던 감정을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도록 카네이션과 손수건을 정성껏 준비했고, 장례 전후의 세심한 상담과 추모 절차 역시 서비스 안에 정식으로 포함시켰다.
이는 단순히 겉보기식 형식을 더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남겨진 유족들이 고인과의 추억을 조용히 떠올리고 감정을 표현할 여유와 틈을 마련해주려는 진심 어린 선택이었다. 진정으로 누군가를 위하고자 한다면, 그동안 익숙하게 반복되어 온 기존 절차를 무작정 따르기 전에 그 절차가 고인과의 소중하고 필요한 기억을 정말로 남겨주는지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
말하기 어려운 일을 미리 이야기하다
송슬옹 대표는 그동안 수많은 장례 현장을 지키며, 장지와 수의 가격 등을 둘러싸고 형제와 친척들이 서로 합의하지 못한 채 갈등을 겪는 안타까운 모습을 자주 목격했다.
갑작스럽게 복잡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한꺼번에 닥치면, 유족들은 깊은 슬픔 속에서도 비용이나 장례 방식에 관한 현실적인 판단을 서둘러 내릴 수밖에 없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누구나 상품 가격을 사전에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장례 비용 계산기를 개발하고, 실제로 사용하지 않은 패키지 품목의 비용은 정직하게 공제해 주는 방식을 도입했다.
송슬옹 대표가 “딱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제발 가족들과 미리 상의하세요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라고 간곡히 권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가족 간에 장지와 장례 방식에 관해 사전에 나누는 대화는 결코 죽음을 재촉하는 불길한 말이 아니다. 남은 가족들이 훗날 당황스러운 갈등이나 추측 대신, 고인이 진정 원했던 뜻에 가장 가까운 선택을 차분히 내리도록 돕는 가장 따뜻한 준비다.
송슬옹 대표는 “저희의 역할은 장례식 3일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해요”라고 단호히 말했다. 그의 삶과 철학이 보여주는 핵심적인 기준은 사랑하는 이의 상실을 정해진 3일이라는 기간 안에 그저 신속히 처리하려 들지 않는 성숙한 태도다.
만약 지금 사랑하는 가족과 죽음, 그리고 그 이후에 관한 대화를 계속해서 미루고 있다면 굳이 거창한 준비부터 시작할 필요는 없다. 그저 가까운 사람의 소중한 삶과 마지막 바람에 대해 조심스레 묻고,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오늘 따뜻하게 나누는 것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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