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칠순잔치에 큰형만 돈을 안 내길래..” 잔치 끝나고 알게 된 뜻밖의 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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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칠순잔치가 끝난 뒤 정산 내역서를 정리하던 나는 큰형의 이름 옆만 빈칸으로 남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동생들과 내가 몇 달 전부터 매달 십만 원씩 모아 잔칫값을 치렀지만 정작 장남인 큰형은 한 푼도 보태지 않았다.
나는 서운한 마음을 참지 못하고 모두가 떠난 식장 구석에서 큰형을 불러 왜 돈을 내지 않았는지 따져 물었다.

큰형은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숙인 채 한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낡은 양복 자락만 만지작거렸다.
곁에 서 있던 형수가 참다못해 눈물을 흘리며 품속에서 오래된 통장 지로 용지 묶음을 꺼내 내게 내밀었다.
그곳에는 십 년 전 아버지가 사업 실패로 안게 된 거액의 채무를 큰형이 매달 대신 갚아온 기록이 적혀 있었다.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짐을 주지 않으려 비밀로 붙였으나 장남이었던 큰형이 그 사실을 알고 홀로 감당해 왔다.
자신의 생활비마저 쪼개어 아버지의 비밀 빚을 갚아오느라 정작 칠순 잔칫돈 몇십만 원도 마련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내역서에 선명하게 찍힌 수많은 송금 흔적을 확인한 나는 큰형을 오해했다는 죄책감에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사실을 알게 된 다른 동생들도 큰형의 손을 잡으며 그동안 무거운 짐을 혼자 짊어지게 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큰형은 장남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오히려 잔치 준비를 고생하며 맡아준 동생들에게 고마워했다.
우리는 아버지가 더 이상 죄책감을 느끼지 않도록 이 비밀을 끝까지 지키기로 뜻을 모으고 잔금표를 찢어 버렸다.

나는 식장 입구에서 손님들을 배웅하며 환하게 웃고 계신 아버지의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큰형의 낡은 구두 끝에 묻은 흙먼지를 보며 가족이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희생의 무게를 깊이 깨달았다.
나는 정리하던 정산 봉투를 주머니에 집어넣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큰형의 어깨를 묵묵히 감싸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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