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사건’과 유시민, 의혹 제기부터 ‘실체 없음’ 결론까지의 전말

2019~2020년 대한민국 정·재계를 뒤흔들었던 바이오기업 ‘신라젠 사태’ 당시, 야권과 일부 언론을 중심으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신라젠 연루설·공범설’이 거세게 제기되었다.
검찰 수사 결과 유 전 이사장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의 정·관계 로비나 사기 공모 정황은 “실체가 없다”며 무혐의로 종결됐으나, 이 과정에서 파생된 ‘검언유착 의혹’과 ‘계좌 추적 주장’ 등은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며 큰 파장을 남겼다.

유 전 이사장이 신라젠과 연루되었다는 의혹의 뿌리는 신라젠의 초기 대규모 투자처였던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에 있다. 이철 전 VIK 대표는 2011년부터 정부 인가 없이 약 3만 명으로부터 7,000억 원대의 투자금을 끌어모은 혐의로 구속기소되어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인물이다.
이 전 대표는 투자자 유치 과정에서 참여정부 출신 관료와 친문 정치인들을 초청해 강연을 열며 회사의 신뢰도를 높이는 이른바 ‘얼굴마담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유 전 이사장은 2014년과 2015년 VIK 임직원 및 투자자 대상 인문학 강연을 진행했고, 2015년 10월에는 VIK가 최대주주로 있던 신라젠의 부산 펙사벡 임상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이후 2019년 신라젠의 항암치료제 무용성 평가 실패로 주가가 폭락하고 경영진의 횡령·배임 사태가 터지자, 야당과 보수 진영에서는 유 전 이사장이 신라젠의 사기 행각을 사전에 알았거나 차명 주식을 보유하고 정부 과제 선정 등에 로비 창구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공세를 쏟아냈다.
이 같은 연루설은 2020년 초, 이른바 ‘채널A 기자 취재윤리 위반(검언유착 의혹) 사건’으로 비화하며 폭발적인 정쟁으로 번졌다. 당시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이철 전 대표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로부터 여러 차례 편지를 받았는데, 해당 서신과 대화에는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 가능성을 언급하며 “유시민 등 여권 유력 인사에게 금품을 건넨 사실을 털어놓으면 검찰과 조율해 선처를 받게 해주겠다”는 취지의 압박이 담겨 있었다.
이 과정에서 검찰 고위 관계자(당시 한동훈 검사장)와의 유착 의혹이 불거졌고, 이는 언론 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며 대형 정치적 스캔들로 비화했다. 다만 재판 과정에서 이동재 전 기자는 강요미수 혐의에 대해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고, 한동훈 검사장 역시 공모 증거가 없어 무혐의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는 2020년 6월 문은상 전 신라젠 대표 등 주요 경영진을 사기적 부정거래 및 배임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하며 수사를 마무리했다. 검찰은 공식 발표를 통해 유 전 이사장을 비롯한 여권 유력 인사들이 신라젠 측으로부터 금품이나 미공개 주식을 받았거나 로비에 연루되었다는 의혹은 금융계좌 추적과 압수수색 결과 어떠한 근거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못 박았다. 유 전 이사장 역시 신라젠 주식은 단 한 주도 보유한 적이 없으며 단순 행사 축사였음을 일관되게 소명했고, 검찰 또한 혐의점을 전혀 찾지 못해 사건을 종결했다.

비록 신라젠 범죄 연루설에 대해선 법적 책임을 벗었으나, 의혹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유 전 이사장이 내놓은 발언은 또 다른 법적 분쟁을 낳았다. 유 전 이사장은 2019년 12월 유튜브 방송과 2020년 라디오 방송 등에서 검찰과 한동훈 검사장이 자신과 노무현재단의 계좌를 불법적으로 추적했다는 주장을 거듭 제기했다.
하지만 실제 계좌 추적 사실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한 전 검사장은 유 전 이사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유 전 이사장은 2021년 사과문을 발표했으나, 대법원은 허위성을 인식하고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고 판단해 벌금 500만 원 형을 확정했다. 이어 민사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법원은 한 전 검사장에게 3,00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결국 유시민의 신라젠 사기 연루설은 무인가 업체의 명사 초청 마케팅과 바이오 버블 붕괴, 무리한 취재 시도가 맞물려 증폭된 근거 없는 의혹으로 결론 났지만, 그 과정에서 촉발된 허위사실 유포로 인해 사법적 단죄를 받는 상처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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