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정부 시기 ‘국정농단 사태’로 수감 중이던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병원비 대납과 관련해, 소멸시효 쟁점을 둘러싼 1심 판결이 15일 나왔다. 서울동부구치소가 2020년 10월 최씨의 경제적 사유를 이유로 대신 낸 약 3,927만원의 병원비를 정부가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
이 사건의 핵심은 정부가 최씨에게 병원비를 청구할 수 있는 기간, 즉 소멸시효가 지났는지 여부였다. 현행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국가의 금전채권은 5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한다. 최씨 측은 정부가 병원비를 대신 낸 2020년 10월 23일부터 5년이 지난 뒤 소송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는 같은 해 10월 28일 최씨에게 보낸 병원비 납부 통지가 정식 납입 고지에 해당하며, 이로부터 30일이 지난 11월 28일부터 5년을 계산해야 한다고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0단독 김도요 부장판사는 정부가 최씨를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구치소장이 최씨에게 자기 부담 조건으로 외부 진료를 허가했으므로 진료비와 지연손해금 지급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국가재정법상 규정된 납입 고지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납입 고지는 납부 기한, 장소, 산정 근거 등이 담긴 결의서가 필요하지만, 정부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원고가 보낸 납부 최고(재촉) 통지도 납입 고지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목에 ‘납입 고지’라는 표현이 없고, 권한 있는 책임자가 작성한 고지서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최씨는 2019년 7월 서울동부구치소 목욕탕에서 넘어져 다친 뒤, 2020년 5월부터 7월까지 서울 강동성심병원에서 어깨 수술을 받았다. 이후 치료비를 내지 않자 교정 당국이 2020년 10월 23일 병원비를 대신 납부했고, 닷새 뒤 최씨에게 해당 비용 납부를 통보했다. 하지만 이후 별다른 조치 없이 약 5년이 흐른 뒤에야 정부가 지난해 11월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정부는 관계 부처와 논의 후 항소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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