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의 심장은 하나입니다. 그런데 바닷속에 사는 문어는 무려 세 개의 심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이 세 심장이 모두 같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두 개는 아가미로 혈액을 보내는 역할을 하고, 나머지 하나는 산소를 공급받은 혈액을 몸 전체로 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여기에 문어의 피가 사람처럼 붉은색이 아니라 푸른색이라는 사실까지 더해지면, 문어의 혈액순환이 얼마나 독특한지 알 수 있습니다.

■ 문어의 심장 3개, 각각 무슨 일을 할까?
문어는 연체동물 가운데 두족류에 속합니다.
문어와 오징어, 갑오징어 등 여러 두족류는 세 개의 심장을 가진 순환계를 발달시켰습니다.
이 가운데 두 개는 ‘아가미 심장’이라고 부릅니다.
문어에게는 아가미가 두 개 있는데, 각각의 아가미 심장은 산소가 상대적으로 적은 혈액을 해당 아가미로 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혈액은 아가미를 통과하면서 바닷물에 녹아 있는 산소를 받아들이고 이산화탄소를 내보냅니다.
그리고 산소를 공급받은 혈액은 나머지 한 개의 심장으로 이동합니다.
바로 ‘전신 심장’입니다.
전신 심장은 산소가 풍부해진 혈액을 문어의 몸 전체로 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즉, 세 심장은 서로 독립된 세 개의 순환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혈액순환 과정에서 역할을 나누고 있는 것입니다.

■ 혈액은 어떤 순서로 흐를까?
문어의 혈액순환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몸 전체를 돌고 돌아온 혈액은 두 개의 아가미 심장으로 향합니다.
아가미 심장은 혈액을 아가미로 밀어 보내고, 이곳에서 혈액은 산소를 공급받습니다.
이후 산소가 풍부해진 혈액이 전신 심장으로 들어갑니다.
전신 심장은 다시 혈액을 몸 전체로 내보냅니다.
몸 → 아가미 심장 2개 → 아가미 → 전신 심장 1개 → 몸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문어의 조직과 기관에 산소가 공급됩니다.
사람도 폐에서 산소를 공급받은 혈액을 온몸으로 보내지만, 하나의 심장 안에 있는 여러 방이 폐순환과 체순환을 담당합니다.
반면 문어는 아가미로 혈액을 보내는 심장과 전신으로 혈액을 보내는 심장이 해부학적으로 구분돼 있습니다.

■ 문어의 피는 왜 파란색일까?
문어의 혈액순환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푸른 혈액입니다.
사람의 혈액은 적혈구 속 헤모글로빈이라는 단백질을 이용해 산소를 운반합니다.
헤모글로빈에는 철이 포함돼 있으며, 이것이 혈액의 붉은색과 관련됩니다.
하지만 문어는 헤모글로빈 대신 헤모시아닌이라는 단백질을 주요 산소 운반 물질로 사용합니다.
헤모시아닌에는 철 대신 구리가 포함돼 있습니다.
이 단백질이 산소와 결합하면 푸른색을 띠기 때문에 문어의 산소화된 혈액도 푸르게 보입니다.
다만 혈액이 언제나 똑같이 선명한 파란색인 것은 아닙니다. 산소와 결합한 상태 등에 따라 색의 차이가 나타납니다.

■ 심장이 3개라서 더 강한 동물일까?
심장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더 강하거나 오래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문어의 세 심장은 혈액을 서로 다른 구간으로 보내는 순환계의 구조적 특징입니다.
특히 아가미를 통과하는 혈액의 흐름과 전신으로 향하는 혈액의 흐름을 각각 담당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문어의 혈액은 헤모시아닌을 이용해 산소를 운반하며, 산소 운반 능력은 수온과 산소 농도 등 여러 생리적·환경적 조건의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심장이 세 개라는 사실만으로 문어가 사람보다 산소를 더 잘 운반한다거나 지구력이 뛰어나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 심장 3개와 푸른 피가 보여주는 문어의 생존 방식
문어의 몸은 사람과 매우 다르게 구성돼 있습니다.
하지만 산소를 받아들이고, 혈액을 순환시키고, 몸의 각 조직에 산소를 전달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생리적 과제는 같습니다.
문어는 두 개의 아가미 심장과 하나의 전신 심장, 그리고 구리를 포함한 헤모시아닌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이 과제를 해결합니다.
세 개의 심장과 푸른 혈액은 단순히 특이한 신체 특징이 아닙니다.
바닷속에서 살아가는 문어가 산소를 운반하고 몸 전체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생리적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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