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프랑스 내무부는 17일 고물가 항의 시위에 55만 명이 참여했다고 집계했다.
- 4주째 이어진 고교생 시위에 노동자와 ‘노란 조끼’ 동조 시민이 가세했다.
- 마크롱 대통령은 폭력 가담자를 기소 ·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내무부는 17일(현지시간) 고물가와 긴축에 항의하는 시위에 전국에서 모두 55만 명이 참여했다고 집계했다. 시위대와 경찰이 곳곳에서 격렬하게 충돌하는 가운데 남서부 소도시 리모주에서는 시청 건물이 불에 탔다.
프랑스에서는 4주째 공교육 여건 개선을 요구하는 고교생들의 전국적인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생활비와 연료 가격 급등에 항의하는 노동자와 ‘노란 조끼’ 운동에 동조하는 시민들이 가세해 시위가 번졌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내무부는 이날 오후 7시 기준 전국 110곳에서 행진이 벌어졌고 파리 참가자가 11만 명이라고 밝혔다. 시위를 촉구한 노동단체 노동총동맹(CGT)은 80만 명 이상이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충돌은 주요 도시에서 잇따랐다.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에서는 후드와 마스크를 쓴 시위대가 경찰에 폭죽을 던졌고, 경찰은 최루가스와 물대포로 이들을 해산했다. 파리 서부에서는 언론사 2곳을 공격한 시위대 약 20명이 체포됐고, 경찰은 이날 파리에서만 약 100명을 연행했다.
남부 항구도시 마르세유에서는 시위대가 상점과 경찰서를 파손하고 시청 건물에 한때 난입했다. 이들은 벽에 무정부주의를 상징하는 ‘A’를 그리고 “우리는 바스티유를 점령하러 간다”고 외쳤다. 리옹에서는 복면을 쓴 시위대가 던진 폭죽 등으로 관광안내소가 불탔다.
리모주 시청 화재도 보도됐다. 소셜미디어에는 불길에 휩싸인 시계탑이 무너지는 영상이 잇따라 올라왔다. 프랑스 당국자는 지붕이 아래층으로 무너졌다고 밝혔다. 같은 날 보르도에서는 지방 당국이 관저 훼손과 상점 약탈을 규탄했다. 경찰관 150명가량이 다쳤고 시위대 1200여 명이 체포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위 전날인 16일 “시위에 나서고 자기 의사를 표현할 권리는 헌법으로 보장돼 있지만, 이 권리에는 타인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무가 따른다”고 호소했다. 충돌이 벌어진 뒤에는 엑스(X)에 “프랑스에 폭력이 설 자리는 없다”며 공공기물을 파손하고 약탈한 사람들을 기소하고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시위는 2018년 유류세 인상과 불평등에 대한 반발로 시작돼 수개월 동안 프랑스를 뒤흔든 ‘노란 조끼’ 운동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이날 시위에는 당시 운동의 일부 전직 핵심 인사들이 동참했고, 극좌 성향 대선 주자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도 모습을 드러냈다.
사연이 올라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9일 ‘프랑스 시위 심각한듯’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언론 보도와 현지 SNS 게시물을 모아 올렸다. 관련 글에 달린 댓글에는 “레볼루숑의 나라”, “제2차 프랑스혁명”이라는 말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저러니 극좌나 극우 대선후보가 높은 지지율 받을만하네…”라고 꼬집었다. 반면 기사 댓글에는 “약탈 방화는 명분없는 그냥 폭력임”, “돈이 없으면 복지는 한낱 말장난”이라는 비판도 달렸다.
물가와 주거비, 공공 서비스에 항의하는 시위는 프랑스 밖에서도 같은 날 열렸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고, 포르투갈 리스본과 포르투에서는 집값 급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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