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코끼리가 특정 개체를 이름처럼 지칭하는 소리를 사용할 수 있다는 과학적 증거가 발견됐다. 2024년 국제 학술지 Nature Ecology & Evolution에 발표된 연구 결과다.
연구진은 코끼리의 호출 소리를 기계학습으로 분석하고, 야생 코끼리에게 녹음된 소리를 재생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호출의 음향적 구조에는 수신 개체를 구분할 수 있는 정보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연구에서는 아프리카코끼리가 특정 개체를 향해 이름과 유사한 호출 소리를 사용한다는 증거가 제시됐다.
코끼리들은 자신을 향한 호출을 재생했을 때 다른 개체를 향한 호출보다 더 강하게 반응했다. 다만 사람이 사용하는 이름과 완전히 같은 체계를 가졌다는 뜻은 아니다.
코끼리도 이름과 비슷한 소리를 사용할까?
사람은 특정 상대를 부르기 위해 이름을 사용한다. 이름은 상대방의 목소리를 흉내 내지 않아도 그 사람을 지칭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코끼리에게도 이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음성 신호가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콜로라도주립대학교의 Michael A. Pardo 등이 참여한 연구진은 야생 아프리카코끼리의 호출 소리에서 수신 개체를 구별하는 정보가 나타나는지 조사했다.
연구 결과는 2024년 6월 10일 Nature Ecology & Evolution에 온라인으로 발표됐다.

연구진은 코끼리의 소리를 어떻게 분석했을까?
연구에는 케냐의 삼부루와 암보셀리 지역에서 수집된 야생 코끼리의 호출 녹음이 활용됐다.
연구 발표: 2024년 6월
연구 대상: 야생 아프리카코끼리
연구 지역: 케냐 삼부루·암보셀리
분석 자료: 469개의 호출
연구 방법: 기계학습과 녹음 재생 실험
연구진은 호출의 음향적 특징을 분석해 누가 소리를 냈는지가 아니라 누구를 향해 소리를 냈는지를 예측할 수 있는지 조사했다.
기계학습 분석에서는 호출의 구조를 바탕으로 수신 개체의 정체를 우연보다 높은 수준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는 코끼리의 소리에 발신자의 정보뿐 아니라 호출을 받는 대상에 관한 정보도 포함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코끼리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알아들을까?
음향 분석만으로는 코끼리가 실제로 그 차이를 인식하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이를 조사하기 위해 연구진은 녹음 재생 실험을 실시했다.
한 조건에서는 실험 대상 코끼리에게 원래 자신을 향했던 호출을 들려줬다. 다른 조건에서는 같은 발신자가 다른 개체를 향해 사용했던 호출을 재생했다.
그 결과 코끼리들은 자신을 향한 호출에 더 강한 반응을 보였다.
이 결과는 코끼리가 호출의 음향적 특징을 통해 자신이 대상인지 구분할 수 있다는 해석을 뒷받침한다.
다만 사람처럼 자신의 이름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하는지까지 입증한 것은 아니다.

코끼리의 호출은 돌고래와 무엇이 다를까?
일부 동물은 상대방의 소리를 모방해 특정 개체를 부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큰돌고래다. 큰돌고래는 개체마다 특징적인 휘파람 소리를 사용하며, 다른 개체가 그 소리를 모방해 상대를 부르는 행동도 보고됐다.
하지만 코끼리 연구에서는 수신자의 소리를 모방하는 방식만으로 호출의 개체별 차이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증거가 나타났다.
이 점은 사람의 이름처럼 상대방이 내는 소리를 그대로 따라 하지 않고도 특정 개체를 지칭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코끼리가 사용하는 음성 표지의 구체적인 구성과 학습 과정은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코끼리에게 사람처럼 이름이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연구 결과는 이름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음성 신호의 존재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인간의 이름 체계와 동일하다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확인할 부분이 많다.
- 코끼리가 특정 개체를 지칭하는 음성 정보를 사용하는 증거가 있다.
- 그 정보가 상대방의 소리를 단순히 모방하는 방식에만 의존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 서로 다른 코끼리가 같은 상대에게 항상 동일한 음성 표지를 사용하는지는 명확하게 확립되지 않았다.
- 그 표지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사회적으로 학습되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서로 다른 발신자가 같은 수신자를 부를 때 비슷한 표지를 공유하는지에 대해서는 연구에서 혼재된 증거가 나타났다.

이 연구가 동물 의사소통 연구에 중요한 이유
코끼리는 복잡한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동물이다. 가족과 무리 구성원 사이에서 다양한 소리를 이용해 의사소통한다.
특정 개체를 지칭하는 호출이 존재한다는 증거는 동물의 음성 의사소통이 얼마나 정교할 수 있는지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특히 상대의 소리를 모방하지 않고도 개체를 지칭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인간 언어의 진화를 연구하는 데에도 의미가 있다.
다만 코끼리가 사람처럼 말하거나 인간과 동일한 언어 체계를 가졌다는 뜻은 아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코끼리의 호출이 단순한 울음소리를 넘어 특정 상대를 향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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