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김대명은 어릴 적 걱정이 워낙 많아 ‘걱정대명’이라 불렸다. 걱정은 단지 생각에만 머물지 않았다. 거절하고 싶어도 차마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 탓에 큰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 부담은 끝내 마음의 병으로 번졌다.
상대방을 배려하려는 마음도 자기 뜻을 매번 꺾는 방식이 되면 결국 스스로를 해친다. 김대명의 경험이 일깨워 주는 점은 갑자기 단호한 사람으로 변하는 법이 아니라, 불편한 말을 조금씩 연습하며 자신이 편안해지는 기준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거절은 성격이 아니라 연습의 문제다
김대명은 거절하지 못하는 자신을 탓하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안 된다는 말을 하고 싶은데 그게 못 하니까 마음의 병이 돼 가지고, 아, 이거 진짜 연습해야 되는구나 하고 가방 싸서 제주도 내려가서 한 일주일 동안 연습한 적 있었어요”라고 털어놓았다.
여기서 핵심은 제주도라는 장소가 아니라 거절을 연습해야 할 행동으로 받아들였다는 사실이다. 남의 부탁을 모조리 받아주는 습관은 좋은 마음만으로 고쳐지지 않는다. 작은 요청부터 “어렵다”고 말해 보고, 당장 답하기보다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하며 자기 한계를 표현해야 한다. 서툰 거절 한 번은 관계를 끊는 행위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자신을 지켜내는 훈련이다.
좋은 곳은 나를 긴장시키지 않는다
김대명은 맛집을 고르는 첫 번째 기준을 묻자 “제일 1번, 편안한 공간”이라고 답했다. 유명세나 화려함보다 그곳에서 마음이 편안해지는지를 먼저 따진 것이다. 지방을 여행할 때는 5일장을 찾아 장날에만 문을 여는 국수집과 국밥집에 가고, 자주 찾는 도시에서는 음식점 주인과 친구가 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에게 음식점은 단순히 맛을 평가하고 떠나는 공간이 아니라, 편안함이 쌓이고 인연이 이어지는 장소다. 선택의 순간마다 우리는 타인의 평가를 먼저 의식하곤 한다. 하지만 오래 머물고 싶은 장소나 오래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은 나를 억지로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편안함을 주는 법이다.
편안함은 자신을 존중하는 기준이다
김대명은 “주인분이 날 편하게 대해 주시거나 아니면 이 음식이 날 편하게 대해 주거나, 아니면 그 공간이 너무 깨끗해서 내 마음이 편해지거나 그런 한 가지 이유들이 크게 오는 경우들이 많더라고요”라고 설명했다. 이 기준은 단순히 느긋한 분위기를 좋아한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무엇이 내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지 정확히 알아야 불필요한 요구와 관계에 명확한 선을 그을 수 있어서다. 거절 못 해 힘들어했던 그가 편안함을 판단 기준으로 삼는 모습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무언가를 선택할 때 체면이나 평판만 좇지 말고, 이 장소와 관계가 나를 계속 긴장하게 만드는지 차분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변화는 걱정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선언으로 증명되지 않는다. 김대명은 거절 연습의 시간을 돌아보며 “그래도 전보다 조금은 나아졌다”라고 말했다. 삶의 기준 역시 이 정도면 충분히 현실적이다. 모든 부탁을 단번에 거절하거나 늘 편안한 선택만 할 수는 없겠지만, 나를 아프게 하는 요구를 알아채고 한 번 더 선을 그을 수 있다면 분명 전보다 나아진 삶이다. 김대명의 경험은 단호함이란 타고난 성격이 아니라, 자신이 감당할 몫을 정하는 일상의 기준임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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