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식 사이에 반드시 필요한 거리두기

대한민국 부모들이 가장 많이 겪는 괴로움은 자식이 내 마음대로 자라주지 않는다는 현실에서 비롯된다. 불교계의 최민준 소장으로 불리는 보만 스님이 방송에 출연해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스님은 불경에서 부모와 자식의 인연을 악연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관계가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그만큼 힘들고 어렵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부모는 자신의 생각이 자식을 위한 최고의 교육이라고 믿으며 자식을 통제하려고 드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어른들이 가르쳐준 대로 살았던 자신도 나중에 돌아보니 거짓말쟁이 같았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고백했다. 부모가 자식을 자신이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려는 시도는 결국 자식들에게 큰 상처와 통제의 시간으로 남게 된다고 지적했다.

어린 자식들이 부모의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하는 행동은 순수함을 이용한 폭력일 수 있다고 스님은 경고했다. 부모가 자식에게 미안하다고 반복해서 사과하면 아이들은 부모를 죄인으로 인식하고 오히려 갑질을 시작하게 된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미안하다는 말 대신 자식이 이겨내 준 것에 대해 고맙다고 표현하는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많은 부모가 자식의 모든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려 하지만 이는 아이들이 성인이 되는 것을 막는 장애물일 뿐이다. 실패를 겪었을 때 스스로 일어설 기회를 주지 않으면 나중에는 방 문을 닫고 사회로 나오지 못하는 극심한 두려움을 겪게 된다. 육신은 성인이 되었어도 정신적으로 유아기에 머무르게 만드는 원인은 결국 부모의 과도한 보호에서 시작된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기 자식을 자랑하는 부모들의 태도 역시 아이를 인격체가 아닌 반려동물처럼 대하는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남들 앞에서는 자식을 낮추고 오히려 많이 부족하니 더 혼내달라고 말하는 태도가 현명한 부모의 자세라고 강조했다. 부모가 자식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과도한 기대와 집착을 가질수록 관계는 더욱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부모와 자식 간의 건강한 관계를 만들기 위한 가장 첫 번째 조건은 바로 서로를 향한 예의와 적당한 거리감이다. 집안에서 부모가 서로를 무시하는 말을 서슴지 않고 내뱉는 모습은 자식들의 가치관 형성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가정 내에서 서로 존댓말을 사용하는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야 관계의 질을 바꿀 수 있다고 스님은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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