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19일 국감에서 친일파 글씨 전시를 사과했다.
- 작품은 유 관장 개인 소장품으로 2019년 경매에서 5만원에 낙찰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유 관장은 사익 의혹에 전시 뒤 기증하려 했다고 밝혔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업무보고 자리에서 자신의 소장품이 애국지사의 유묵으로 잘못 전시된 데 대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논란이 된 작품은 박물관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 나온 유묵 ‘일반시국은’이다. ‘한 그릇의 밥도 나라의 은혜’라는 뜻으로, 박물관은 애국지사 박원근의 글씨라고 소개했지만 실제 작자는 친일파 박중양으로 드러났다.
해당 작품은 유 관장의 개인 소장품이다. 유 관장이 2019년 온라인 경매에서 5만원에 낙찰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이 작품을 전시에 직접 추천했다. 박물관은 별다른 검증 없이 관장의 설명대로 전시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박물관은 유족이 작품의 진위에 의문을 제기하자 8월 10일 작품을 철거했다. 이후 서예·근현대사·고문헌·보존과학 분야 전문가 7명과 검증을 진행해 박중양의 글씨라는 결론을 냈다.
박중양(1874~1959)은 일제강점기 중추원 참의와 일본제국의회 귀족원 칙선의원을 지낸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이토 히로부미의 수양아들로 알려져 있다. 1906년에는 대구 군수에 올랐다.
유 관장은 2025년 7월 국립중앙박물관장에 취임했다. 한국미술사학자이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저자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문화재청장을 지냈다.
유 관장은 사과문에서 “국민 여러분께서 중앙박물관에 보내주신 깊은 신뢰와 직원들의 노력으로 쌓아올린 가치를 저의 중대한 불찰로 한순간에 무너뜨렸다”고 밝혔다. 이어 “철저하지 못한 고증으로 친일파의 글씨가 애국지사의 유묵으로 잘못 전시되면서 국민과 역사 앞에 큰 심려를 끼쳤다”며 독립운동가 유족과 박물관 직원들에게도 사과했다.
박물관과 유 관장은 앞서 검증 부실 지적에 네 차례 사과했지만 소장품이라는 사실은 뒤늦게 알려졌다. 유 관장은 이날 이 점을 두고 “미술사학자로 살아온 제 자신의 실수를 국민들에게 공개적으로 밝히지 못한 것은 저의 중대한 착오이다”라고 말했다. 소장품의 값어치를 높이려 출품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는 “전시가 끝나면 제가 원했던 기관으로 기증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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