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30년대 이후 과학계에서 거의 기록되지 않아 멸종 가능성까지 제기됐던 희귀 동물이 다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이 동물이 발견된 곳은 깊은 숲속만이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사는 집 주변과 길가, 심지어 전선 근처에서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 90년 가까이 기록에서 사라졌던 동물
주인공은 인도네시아 방카섬에 사는 방카슬로로리스입니다.
동그란 눈과 작은 얼굴이 특징인 야행성 영장류로, 나무 위에서 천천히 움직이며 생활합니다.
이 동물은 1930년대 이후 학술 문헌에서 오랫동안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서식지 파괴까지 이어지면서 실제로 멸종했을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 뜻밖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방카슬로로리스는 여전히 섬 곳곳에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Global Wildlife Conservation
■ 주민들은 이미 이 동물을 알고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현지 주민들에게 이 동물이 완전히 낯선 존재가 아니었다는 사실입니다.
주민들은 집 주변이나 정원, 도로변에서 슬로로리스를 발견하면 야생동물 구조센터에 연락해 왔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알로비 야생동물 구조센터는 2015년부터 2025년까지 90마리가 넘는 방카슬로로리스를 구조하거나 보호했습니다.
그 가운데 86마리는 회복 과정을 거쳐 야생으로 돌아갔습니다.
■ 귀여운 얼굴과 달리 독을 가진 영장류
방카슬로로리스는 겉모습만 보면 작고 순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슬로로리스류는 포유류 가운데 드물게 독성 방어 능력을 가진 동물입니다.
팔 안쪽의 분비물과 침이 섞이면서 독성 물질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야생에서 발견하더라도 함부로 만지거나 집에서 기르려 해서는 안 됩니다.
귀여운 외모만으로 이 동물의 특성을 판단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Haus des Meeres Aqua Terra Zoo
■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할 수는 없다
방카슬로로리스가 다시 확인됐다는 소식은 반갑지만, 이 동물의 미래가 안전해졌다는 뜻은 아닙니다.
방카섬에서는 주석 채굴과 농장 확대 등으로 숲이 훼손되고 있습니다.
살 곳을 잃은 동물들이 사람들의 생활 공간 가까이 나타나는 상황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발견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희귀 동물을 다시 찾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오랫동안 과학 기록에서 보이지 않았던 동물이 현지 주민들 곁에서 살아왔다는 사실, 그리고 그 생존을 이어가기 위해 서식지 보호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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