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 원 증발 신라젠 사태부터 합수단 폐지까지…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쟁점들

한국 자본시장 최악의 금융 스캔들 중 하나로 꼽히는 ‘신라젠 사태’와 관련 정치권 연루 의혹이 최근 유튜브와 시사 논객들을 중심으로 다시 조명받고 있다. 유튜브 경제·시사 채널 ‘F킬라’는 19일 게시한 영상 ‘신라젠 잔혹사에서 합수단 폐지까지 팩트만 정리..#유시민’을 통해, 수천억 원대 피해를 낳은 다단계 펀드 사기 구조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관련 팩트, 당시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 폐지 과정 등을 상세히 재구성했다.
신라젠 사건의 핵심 인물은 다단계 방식의 투자업체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의 전 대표 이철이다. 이 전 대표는 인가 없이 약 7,000억 원대 투자금을 불법 모집한 혐의(유사수신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로 징역 12년 형을 확정받았고, 추가 기소 사건을 합쳐 총 14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VIK는 불법으로 모은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신라젠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후 신라젠 경영진은 항암 바이오 후보물질 ‘펙사벡(JX-594)’의 임상 실패(무용성 평가 결과)라는 대형 악재를 미리 파악하고도 이를 숨긴 채, 공시 발표 직전 보유 주식을 대량 매도하는 이른바 ‘먹튀’를 저질렀다. 문은상 전 신라젠 대표 등 주요 경영진은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신라젠의 주식 거래가 정지되면서 시가총액 약 8조 5,000억 원이 증발했고, 소액주주 피해자만 약 17만 명에 달했다. VIK 불법 다단계 투자 피해자 약 3만 명을 포함해 수많은 일반 투자자가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입었으며, 은닉된 자금의 상당수는 끝내 명확히 회수되지 않았다.
신라젠 사태에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이름이 계속 거론되는 배경에는 이철 전 대표와의 인연과 공식 행사 참석 이력이 자리 잡고 있다.
이철 전 대표는 2010년 유 전 이사장이 창당을 주도했던 국민참여당에서 의정부시 지역위원장을 맡았고, 같은 해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의원 후보로 출마하는 등 친노·친문 계열의 핵심 활동가로 일했다.
유 전 이사장은 2014년 VIK 임직원을 대상으로 유료 강연을 진행했으며, 2015년 12월에는 신라젠의 ‘펙사벡 임상 3상 개시 기념행사’에 직접 참석해 축사를 했다. 당시 축사에서 이 전 대표와의 친분을 언급하고 신라젠 투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발언은 언론과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사실이다.
신라젠이 설립된 2006년은 유 전 이사장의 보건복지부 장관 재임 기간(2006년 2월~2007년 5월)과 겹친다. 다만 신라젠이 보건복지부 차원의 특혜성 인허가나 지원을 받은 공식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신라젠의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은 퇴임 9년 뒤인 2016년 12월(박근혜 정부)에 이뤄졌으며, 유 전 이사장이 신라젠 지분을 보유한 사실이 없어 기소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피해 소액주주들은 “사회적 공인으로서 강연과 축사를 통해 부실기업과 다단계 업체에 공신력을 불어넣어 개미 투자자들의 판단을 흐렸다”며 규탄 집회를 열고 책임 있는 사과를 촉구해 왔다.
수사 과정에서도 석연치 않은 공방이 이어졌다. 2020년 당시 신라젠과 라임 펀드 환매 중단 사태 등 대형 금융비리 수사를 전담하던 서울남부지검의 핵심 부서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이 돌연 해체된 사건이다.
2020년 1월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검찰 직접수사 축소 및 개혁’을 명분으로 합수단을 폐지했고, 신라젠 사건은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로 재배당됐다. 이후 합수단은 정권 교체 후인 2022년에 다시 부활했다.
합수단 해체가 특정 정치인 연루 의혹을 덮기 위한 조치였다는 명확한 직접 증거는 없으나, 대형 비리 수사가 한창 진행되던 결정적 시기에 전담 수사팀을 해체하면서 금융범죄 수사의 동력과 추진력을 약화시켰다는 비판은 팩트로 지적된다.

최근 이 사안이 다시 공론화되는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진보·야권 성향의 주요 논객과 스피커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나는 꼼수다’를 함께 진행했던 김용민 PD를 비롯해 정영진, 김갑수 등 진보 진영의 대표적 논객들이 방송과 유튜브를 통해 이른바 ‘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 중심의 주류 친문 진영을 향해 자본시장법 위반 논란과 과거 행적을 비판적으로 짚기 시작했다.
신라젠 사건은 껍데기 기업 상장, 불법 다단계 자금 모집, 악재 은닉 후 주식 매도 등 금융사기의 모든 전형이 결합된 사건이었다. 사법적 처벌은 일부 경영진 선에서 매듭지어졌으나, 천문학적인 피해 자금의 행방과 당시 정관계 연루 의혹의 불씨는 피해자들의 분노와 진영 내부의 균열을 타고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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