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점 맞으려 애쓰지 마세요”… 보만 스님이 말하는 80점짜리 관계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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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보만은 과거 주변 사람들에게 점수를 매기고 평가하는 습관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공부에 정진하지 않거나 다툼을 일으키는 스님을 보며 왜 절에 머무는지 묻기도 했다. 사람을 좋은 쪽과 나쁜 쪽, 쓸모 있는 편과 그렇지 않은 편으로 구분하면 세상이 명확해지는 듯하지만, 그 엄격한 기준은 결국 자신을 향하게 마련이다.
타인의 부족함을 쉽게 재단할수록 자신의 실수와 모자람 역시 견디기 어려워진다. 보만 스님이 내려놓고자 한 것은 사리판단 그 자체가 아니라,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완벽한 점수만을 요구하는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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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좋은 것만 모아 만든 곳이 아니다
보만 스님은 과거를 돌아보며 “제가 그걸 너무 좋아했어요. 사람 점수 먹이는 걸.”이라고 말했다. 그런 그에게 스승은 굵고 곧은 소나무만으로 산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가르침을 주었다. 가시나무와 이끼, 미물인 벌레까지 모두 어우러져야 비로소 산이 된다는 뜻이었다.
이 가르침은 불편한 사람을 억지로 좋아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내 기준과 맞지 않는 존재 역시 세상을 구성하는 일부임을 인정하라는 뜻에 가깝다. 만나는 사람마다 합격과 불합격을 판정하려 들면 관계는 늘 심사장이 되고 만다. 평가를 멈춘다는 것은 상대의 잘못을 무조건 모른 척하는 것이 아니라, 단 하나의 흠으로 그 사람의 전부를 규정하지 않는 일이다.
실수는 사람 전체의 이름이 아니다
보만 스님이 사찰 창고 관리를 맡았을 당시, 겨울철 열선 문제로 전기 누전이 일어나 창고가 전소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새벽 3시 무렵 소방차 10여 대가 철수한 뒤, 그는 여러 스님 앞에서 고개를 숙여 사과해야 했다.
이처럼 큰 잘못이나 실패를 겪으면 스스로에게 곧바로 낙제점을 주기 쉽다. 그러나 보만 스님은 무아의 개념을 그릇에 비유하며 “그릇이 중요한게 아니라 거기에 무엇이 담기느냐가 저는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단 한 번의 실패가 그릇의 영원한 이름이나 정체성이 될 수는 없다. 책임질 일은 성실히 책임지되, 실패한 자신을 한계 안에 가두지 않아야 비로소 새로운 것을 담아낼 수 있다.
수용은 무조건 참는 일이 아니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말을 모든 관계를 무조건 견뎌내야 한다는 뜻으로 오해할 필요는 없다. 보만 스님은 “저는 조금만 불편한 사람이 있으면 당장 거리를 둡니다”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가시나무 또한 산의 일부임을 인정하는 것과, 그 가시에 계속 찔리는 자리에 스스로 머무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상대를 악인으로 비난하지 않고도 적절한 거리를 둘 수 있으며, 자신을 나약하다고 자책하지 않고도 불편한 상황에서 얼마든지 벗어날 수 있다. 그는 불편한 사람이 있다면 그만큼 사랑하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모든 관계를 억지로 성공시키려 애쓰기보다는, 어디에 머물고 어디서 물러날지 지혜롭게 판단하는 것이 더욱 유연하고 성숙한 수용이다.
완벽함을 내려놓는다는 것이 삶을 태만하게 살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보만 스님은 “100점이 만점이라면 100점을 맞을 필요는 없어요. 80점만 해도 훌륭합니다.”라고 조언했다. 타인에게 남은 20점의 부족함을 추궁하지 않고 자신에게도 그만큼의 여백을 허락할 때, 사람은 단순한 점수가 아닌 변화하고 성장할 가능성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오늘을 살아가는 기준은 완벽함이 아니라, 책임질 일은 다하고 부족한 모습 그대로도 다음 선택을 향해 담대히 나아갈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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