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뉴스1
7월에 총액 40만 달러로 KBO에 온 투수가 14경기에서 9승 2패, 평균자책점 1.44를 기록했다. SSG 페드로 아빌라 이야기다. 시즌이 끝나자 구단은 10월 16일 최대 2년 재계약까지 발표했다.
그런데 이 성적표가 유난히 쓰라릴 팀으로 한화가 거론된다. 외국인 투수 교체에 실패하며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팀이 9위로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정말 한화가 아빌라를 눈앞에서 놓친 것일까. 최근 보도를 자세히 살펴보면 생각보다 중요한 차이가 있다.
계약 직전이었나
출처: 천지일보
논란의 출발점은 10월 18일 마이데일리 보도다. 당시 몇몇 KBO 구단이 아빌라를 대체 외국인 투수 후보로 검토했지만, 기록과 영상을 보고 구위가 애매하다고 판단해 영입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기사에는 그 구단들이 어디인지 나오지 않는다. 한화가 명단에 포함됐는지, 계약 조건을 논의했는지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한화가 계약 직전 아빌라를 포기했다는 표현은 사실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지난 7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아빌라가 한화 관련 SNS 계정을 팔로우한다는 게시물도 등장했다. 하지만 팔로우가 곧 구단과의 협상을 뜻하지는 않는다. 이런 단서만으로 영입 실패의 책임을 특정할 수는 없다.
숫자가 가른 선택
출처: 스포츠동아
SSG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었다. 구단은 7월 8일 아빌라를 연봉 38만 달러와 옵션 2만 달러, 총액 40만 달러에 영입했다. 평균 150km 이상 빠른 공과 다양한 변화구, 선발 경험을 높이 평가했다.
후반기 아빌라는 93⅔이닝 동안 탈삼진 93개를 잡고 WHIP 1.00을 기록했다. 14번 중 13번의 퀄리티스타트와 두 차례 완투, 한 차례 완봉승까지 남겼다.
단순히 승리만 많이 챙긴 투수가 아니었다. 선발로 나설 때마다 긴 이닝을 책임지면서 불펜 부담을 줄였다는 점이 더 인상적이었다. 한 명의 외국인 투수가 팀 마운드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다.
반면 한화는 7월 20일 에르난데스의 대체 선수로 짐머맨을 최대 44만 달러에 영입했다. 정교한 제구와 다양한 구종이 장점으로 소개됐지만 8월 말 5경기 평균자책점 14.06으로 무너졌다.
비슷한 시기에 외국인 투수를 교체한 두 팀이지만 결과는 극명하게 달랐다. 한화 팬들이 아빌라를 떠올리며 아쉬워할 만한 이유다.
진짜 놓친 것
출처: 조선일보
그렇다고 영입 당시 아빌라가 누구에게나 확실한 성공 카드였던 것은 아니다. 그는 2026년 미국 트리플A에서 15경기 평균자책점 7.50으로 고전했다. 최근 성적과 투구 영상만 놓고 본다면 구단마다 평가가 달랐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물론 KBO에서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14경기의 뛰어난 성적만으로 향후 두 시즌까지 똑같은 활약을 보장할 수도 없다. 상대 팀들의 분석과 다음 시즌 체력 관리도 지켜봐야 한다.
반대로 한화의 9위를 짐머맨 한 명에게 돌릴 수도 없다. 폰세와 와이스의 이탈, 불펜의 부담, 문동주의 시즌 이탈 등 마운드 전반이 흔들렸다. 아빌라를 데려왔다고 똑같은 9승과 평균자책점 1.44를 기록했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이제 한화에는 더 현실적인 과제가 남았다. 류지현 신임 감독은 취임 후 선발과 불펜의 역할부터 다시 정립하겠다고 밝혔다.
화이트의 재계약 여부와 복귀 가능성이 거론되는 와이스의 거취 역시 중요한 변수다. 두 선수의 2027시즌 한화 잔류와 복귀는 아직 확정된 상황이 아니다.
출처: 조선일보
난 아빌라를 못 데려왔다는 결과보다 왜 비슷한 대체 투수 시장에서 각 구단의 판단이 엇갈렸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좋은 스카우팅은 단순한 과거 성적보다 한국 무대에서 통할 구종과 적응 가능성을 정확히 읽어내는 일이다.
SSG는 이미 아빌라와 2027시즌을 함께할 준비를 마쳤다. 한화에 필요한 것은 확인되지 않은 계약 포기설을 후회하는 일이 아니라, 다음 외국인 투수 선택에서 같은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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