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한 선관위 특검팀이 10월 23일 숨진 중앙선관위 40대 직원의 유서 일부를 공개했다. 특검팀은 유서에 강압 조사를 언급한 대목이 없다고 밝혔다. 변호인 측은 조사 중 고성이 오갔다며 맞서고 있다.

특검팀이 전한 유서의 내용은 두 갈래다. 특검팀은 “유서에는 ‘수사 과정에서 강압적인 조사가 있었다’는 내용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유서에는 오히려 선관위 특검을 원망하지 않는다는 내용과 선관위 조직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 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쓸데없는 논란을 피하려고 절차를 밟아 유서를 살핀 뒤 공개했다는 게 특검팀 설명이다. 고인을 향한 깊은 애도도 함께 전했다.
조사 이틀 뒤 발견된 고인
고인은 선거용품 업체와 선관위 사이에 불거진 입찰비리 의혹의 피의자였고, 이 사안으로 조사를 받았다. 10월 20일 변호인과 함께 특검팀에 출석했고, 조사를 마친 뒤 오후 11시께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화성시의 한 아파트에서 고인이 숨진 채 발견된 것은 하루 뒤인 21일 오전이다.
선관위는 사망 당일 입장문을 냈다. 선관위는 “계속된 수사로 인해 극심한 심리적 부담을 겪고 소중한 생명을 잃게 된 점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고, “관계 기관을 통해 정확한 사망 경위가 조속히 확인되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심야 조사 문제도 거론하며 앞으로 직원 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해 달라고 특검에 당부했다.
강압 조사 두고 엇갈린 주장
조사 자리에 함께했던 법무법인 도담 박현정 변호사 측은 고인이 압박과 강요에 시달렸다고 주장한다. 신문조서를 꾸리는 과정에도 절차상 빠진 부분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고인이 ‘잘 모르겠다’고 답하자 검사가 “일반적인 걸 말하라는데 모른다는 거냐”며 소리를 질렀다는 게 도담 측 설명이다.
특검팀은 이 주장을 전면 부인한다. 고인 측이 조서 내용이나 조사 진행에 특별히 이의를 달지 않았고 조사 분위기도 강압적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조서는 고인이 자발적으로 열람하고 수정했으며, 고인이 심야 조사를 거부해 오후 9시경 조사를 끝냈다고 했다.
수사는 계속
특검팀은 지난해 대선과 올해 6·3 지방선거에 쓰인 선거용품 용역계약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사전투표함과 투표소 안내문 등이 조사 대상이고, 입찰비리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범위를 넓히는 중이다. 수사 근거로는 여러 내역이 적힌 업무일지 등 객관적 자료를 들었다.
특검팀은 “선관위의 업체 유착, 계약 특혜 등 비리를 규명하고 책임 소재를 명백히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확한 사망 경위는 관계 기관의 확인 대상으로 남아 있고, 강압 조사 여부를 둘러싼 특검과 변호인 측의 공방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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