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 100g 초과로 실격, 아시안게임 유도 계체 논란의 핵심은
이번 논란의 중심에는 용인대 소속 유도 국가대표 정수진 선수가 있습니다. 정수진 선수는 2024년과 2025년 주니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2년 연속 동메달을 따낸 유망주입니다. 이번 대회에서 여자 48㎏급에 출전해 생애 첫 성인 아시안게임 메달에 도전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수진 선수는 경기를 단 1초도 치르지 못한 채 대회를 떠나야 했습니다.
대회 직후 협회 안팎에서는 개인 부주의로 체중 조절에 실패해 실격된 것으로 알려졌고, 국가망신이라는 비난과 조롱이 쏟아졌습니다. 이에 정수진 선수는 지난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직접 입장을 밝혔습니다. 선수 생활을 더 이상 이어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하면서까지 글을 올린 이유는, 알려진 내용과 자신이 겪은 일이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계체 종료 15분 전, 정수진 선수가 밝힌 상황
정수진 선수의 주장에 따르면 공식 계체는 정상적으로 통과했다고 하는데요. 문제가 된 것은 경기 당일 아침 진행된 무작위 추첨 계체였습니다. 이 계체의 기준은 50.4㎏였고, 정수진 선수는 음식 섭취를 조절하며 이 체중을 맞춰둔 상태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추첨 직후 코칭스태프가 남자 선수 1명만 걸렸고 정수진 선수는 계체 대상이 아니니, 감량을 많이 했으므로 얼른 밥을 먹고 회복하라고 전달했다는 것이 선수의 설명입니다. 선수가 재차 확인을 요청했지만 지도자들은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고 합니다.
이 말을 믿은 정수진 선수는 죽과 바나나, 이온음료 등을 먹으며 첫 경기를 위한 회복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다 계체 종료 15분을 남기고서야 본인이 계체 대상자라는 사실을 뒤늦게 전달받았다고 합니다. 선수는 먹은 음식을 억지로 게워내고 스스로 머리카락까지 잘라내며 필사적으로 감량을 시도했지만 마감 시한이 지났고, 기준을 단 100g 초과해 실격 처리되었습니다.
정수진 선수는 “마지막 15분 동안 울면서 토하고, 잘려 나간 머리카락을 보며, 무릎을 꿇고 3분만 시간을 달라고 빌었던 자신의 모습이 한없이 비참하게 느껴졌다”고 토로했습니다.
입단속 정황 폭로와 대한유도회의 대응
폭로에서 또 하나 주목받은 대목은 입단속 정황입니다. 정수진 선수는 “지도자들이 한국에 돌아가면 책임지겠다, 이대로 마무리가 되어야 조용히 끝낼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협회가 사실을 바로 알리지 않는 사이 선수는 개인 부주의로 탈락했다는 비난과 억측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정수진 선수는 국가망신이라는 낙인이 찍힌 채 운동을 이어가기보다 억울한 사실을 밝히는 쪽을 택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여론이 들끓자 대한유도회는 사태 직후 공식 사과문을 냈습니다. 심각성을 무겁게 인식하고 있으며, 귀국 즉시 철저한 조사를 거쳐 규정과 원칙에 근거해 조치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후 대표팀의 세계선수권대회 출국길에서도 잡음이 이어졌습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국제공항에서 식사를 하다가 환승 비행기를 놓쳐 대표팀이 9시간 동안 공항에 발이 묶이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 일은 대표팀 운영 전반에 대한 관리 문제를 다시 거론하게 만들었습니다.
정성숙 감독 사퇴, 이번 사건이 남긴 과제
대한유도회는 2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및 세계선수권대회 평가회 직후, 정성숙 여자대표팀 감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정 감독은 지난 13일 귀국 현장에서 이미 사의를 표명한 바 있으며, 공식 평가회를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이번 사건은 감독 한 사람의 사퇴로 끝나는 문제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계체 대상 여부처럼 선수의 경기 출전이 걸린 정보를 누가, 어떤 절차로 확인하고 전달하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남았습니다.
또한 문제가 생겼을 때 선수를 보호하고 사실을 투명하게 알리는 체계가 마련되어 있는지도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선수가 불이익을 감수하고 목소리를 내야만 사실이 드러나는 구조는 반복되어선 안되죠. 앞으로 대한유도회의 조사 결과와 재발 방지 대책이 어떻게 발표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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