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K하이닉스가 23일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
- 중복상장 논란 속에 상장 준비가 알려진 지 79일 만이다.
- 회사는 투자 시기와 재원 조달 방식을 계속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증시 입성을 준비하던 SK하이닉스의 손자회사 솔리다임이 23일 상장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상장 준비설이 처음 전해진 8월 5일로부터 79일 만이다.
인텔의 낸드플래시·SSD 사업을 넘겨받아 2021년 출범한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 전체 기업가치의 12.9%를 차지한다. ‘SK㈜→SK스퀘어→SK하이닉스→AI컴퍼니→솔리다임’으로 이어지는 다층 지배구조 아래 솔리다임이 따로 상장하면 모회사 주가가 보유 자산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중복 상장’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SK하이닉스는 이날 공시에서 솔리다임이 생산능력 확대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금조달 방안을 검토해 왔으나, 자본시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와 기업공개(IPO) 검토를 멈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최근 자본시장 여건과 주가 흐름 등을 고려할 때, 현재 IPO가 SK하이닉스와 기존 주주들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인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상장 추진설이 불거진 뒤 솔리다임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고, 기업가치는 최대 1000억달러 또는 최대 1500억달러로 각각 전망됐다. 솔리다임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2조2507억원, 순이익은 5조8396억원이다.
금융당국의 압박도 이어졌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솔리다임 상장이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에 저촉된다는 판단을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모두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국내 증권신고서 심사 대상인지는 금융위의 유권해석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앞서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규제 대상임을 강조했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상장을 저지하라고 촉구했다.
시장 환경도 달라졌다. 미국 낸드 업체 샌디스크의 주가는 6월 고점 대비 약 40%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언론 보도에서는 주주들의 반발과 주가 하락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IPO의 경제적 효과나 솔리다임의 성장 필요성에 대한 판단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시장 여건을 감안해 주주가치 측면에서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정부의 중복상장 규제 강화가 중단 결정의 직접적인 배경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소식을 전한 기사 캡처가 올라왔고, 댓글창에서는 호재인지를 두고 말이 오갔다. 한 누리꾼이 “화재인가요?”라고 묻자 다른 누리꾼은 “호재입니다 정신차리세요”라고 답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걍 잠정중지라는거지”라며 반박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내 새로운 생산시설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회사는 투자 시기와 규모, 재원 조달 방식 등을 검토해 솔리다임의 성장과 기존 주주 이익을 함께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계속 찾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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