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 완료]](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10/CP-2026-0105/image-2cfb5415-2ad5-4d60-ab35-a1fdeddaa225.jpeg)
허리 수술을 권한 의사가 세 명이고 반대한 의사가 한 명뿐이라면, 환자 입장에서는 다수의 판단이 더 정확해 보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진료실에서 내리는 치료 결정은 단순한 다수결 투표가 아니다.
김현아 한림대성심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진료했던 한 관절염 환자의 일화를 들려주었다. 심한 허리 통증 때문에 여러 병원을 돌며 진료를 받은 이 환자에게 의사 네 명 가운데 세 명은 수술을 권유했고, 단 한 명만이 수술을 하지 말라고 만류했다.
이를 두고 김 교수는 수술을 말리는 의사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 의견을 한 번쯤 믿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물론 자신의 생각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뜻은 아니며, 어디까지나 확률적인 측면에서 그렇게 본다는 단서도 함께 덧붙였다.
![[웰니스 완료]](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10/CP-2026-0105/image-f6b7d260-e7ad-41a7-ae4b-88afa1f8c9b7.jpeg)
다수결로 정할 수 없는 척추 수술
이 사례에 등장하는 ‘3대 1’이라는 숫자는 엄밀한 연구 결과나 치료 성과를 비교해 얻어낸 통계가 아니다. 해당 환자의 정확한 진단명은 무엇인지, 영상검사 결과와 신경학적 증상은 어떠했는지, 그리고 이전에 어떤 치료 과정을 거쳤는지도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일화만을 근거로 삼아 모든 허리 질환에서 한 명의 반대가 세 명의 수술 권고보다 무조건 옳다고 일반화해서는 곤란하다. 반대로 수술을 권유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곧장 과잉진료라고 단정 지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진찰하는 의사마다 환자가 겪는 증상의 심각도와 추가 재검사 필요성, 그리고 수술을 미루고 기다렸을 때 생길 수 있는 위험도를 서로 다르게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수술을 만류하는 의견의 진짜 가치는 단순한 결론 그 자체보다 그에 뒷받침되는 설명에 있다. 김 교수는 향후 의료분쟁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도 환자에게 “조금 더 기다려 보자”, “아직은 잘 모르겠다”, “지금 당장 수술할 필요는 없다”고 솔직하게 말해 주는 의사가 실제로 실력이 뛰어나고 과잉진료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를 밝혔다.
아울러 진료실에서 충분한 시간을 들여 환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현재 앓고 있는 질환의 상태와 앞으로 택할 수 있는 치료 선택지를 차근차근 설명해 주는 태도 역시 좋은 의사를 가려내는 중요한 기준으로 꼽았다. 의사가 불확실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말은 책임을 피하려는 무책임한 회피가 아니라, 오히려 성급한 처치를 막으려는 신중한 판단에서 나온 것일 수 있다.
반대 소견을 재확인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여러 병원을 찾은 끝에 서로 다른 진료 의견이 나왔다면, 찬성과 반대의 머릿수를 세기보다 각 의사가 내세우는 판단 근거부터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무엇보다 수술이 왜 필요한지와 얼마나 시급한지, 수술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와 뒤따르는 위험은 무엇인지, 당장 수술하지 않고 지켜볼 때 예상되는 경과 변화와 비수술 치료의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를 구체적으로 묻고 확인하는 과정이 우선이다.
다른 병원을 찾아갈 때 이전에 찍어 둔 MRI나 CT가 있다면 영상 자료뿐만 아니라 판독 소견서까지 함께 챙겨 가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 김 교수는 판독지 없이 영상 사진만 들고 오면 의사가 방대한 분량의 영상을 처음부터 다시 판독해야 하므로 별도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존 병원의 진료 자료를 잘 챙기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검사 반복을 줄이고 두 번째 소견의 정확도를 한층 높이는 중요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수술을 미루는 선택이 언제나 안전한 것은 아니며, 수술에 반대하는 의사 한 명의 말만 무조건 맹신하는 것 역시 바람직한 해답은 아니다. 수술을 만류하는 소견은 치료 결정을 무기한 미루라는 신호라기보다, 현재 내려진 진단과 치료 선택지를 한 번 더 차분하게 점검해 볼 수 있는 기회에 가깝다.
기존에 촬영한 동일한 검사 자료를 다른 전문의에게 보여 주며 의사들마다 의견이 엇갈린 구체적인 이유를 확인하고, 그 설명이 지금 자신이 겪는 증상이나 검사 결과와 잘 맞아떨어지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
진정으로 신뢰할 만한 의사는 단정적인 결론만 앞세우는 사람이 아니라, 아직 확실히 알 수 없는 부분과 발생 가능한 위험까지 투명하게 밝히고 환자가 충분히 납득할 만한 시간을 주는 의사다. 허리 수술이라는 중대한 결정을 앞둔 순간에는 찬반 결론의 숫자보다 그 판단을 뒷받침하는 근거의 질이 훨씬 더 중요하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