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엑스포츠뉴스
KIA 이의리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단 12개의 공을 던지고 사사구 3개를 허용했다. 아웃카운트는 하나도 잡지 못했다.
그런데 불과 하루 전에는 1⅓이닝 3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26일과 27일, 같은 투수가 보여준 모습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
결국 팬들 사이에서는 이의리를 더 이상 중요한 순간에 기용하면 안 된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문제를 선수 개인의 제구력만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하루 만의 반전
출처: 스포츠한국
10월 26일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이의리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보여줬다. 6회 구원 등판해 1⅓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잡았고 안타와 사사구를 허용하지 않았다.
최고 구속은 시속 156km였다. 특히 구자욱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삼성의 추격을 차단했다. KIA는 5-1로 승리했고, 이의리는 데뷔 첫 포스트시즌 승리투수가 됐다.
그런데 2차전에서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KIA가 1-4로 뒤진 5회 2사 1루에서 이범호 감독은 이의리를 마운드에 올렸다.
삼성의 좌타자 구자욱과 디아즈, 최형우를 상대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구자욱에게 볼넷, 디아즈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며 순식간에 만루 위기를 만들었다.
결국 최형우에게도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3명의 타자를 상대로 아웃카운트 없이 사사구 3개를 기록한 것이다.
다만 기록상 이의리의 자책점은 0이다. 실점한 주자가 이전 투수 올러의 책임주자였기 때문이다. 평균자책점에 남지 않는 실점이었지만 경기 흐름에는 분명한 영향을 미쳤다.
반복된 제구난
출처: 서울신문
개인적으로 이번 상황에서 가장 아쉬운 건 2026시즌 내내 반복됐던 문제가 중요한 경기에서 다시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의리는 정규시즌 39경기 63⅓이닝에서 3승 9패, 6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6.68을 기록했다.
탈삼진은 71개였지만 볼넷도 무려 58개였다. 9이닝당 볼넷이 약 8.2개에 달한다. 빠른 공으로 타자를 압도할 능력은 있지만 스트라이크존을 안정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시즌 중반 일본에서 투구폼을 수정하고 이중키킹 동작을 장착한 뒤 한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불펜으로 이동해 마무리투수까지 맡으며 반등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제구가 다시 흔들리면서 마무리 보직을 유지하지 못했다. 이후 포스트시즌에서는 상황에 따라 투입되는 중간계투 역할을 맡게 됐다.
이의리 역시 최근 인터뷰에서 자신의 빠른 공과 부족한 제구력을 언급하며 확실한 투구 스타일을 찾아야 한다는 고민을 드러냈다.
결국 구속이 시속 153km까지 나왔던 2차전에서도 문제는 공의 위력이 아니었다.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지지 못한다는 점이 다시 발목을 잡았다.
연투가 문제였나
출처: 스포탈코리아
그렇다면 이범호 감독의 기용에도 문제가 있었을까.
이의리는 1차전에서 1⅓이닝을 던진 뒤 바로 다음 날 다시 등판했다. 이틀 연속 투구한 것은 사실이다. 일부에서는 연투가 제구 난조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연투가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근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의리도 1차전 종료 후 2차전 등판이 가능하다는 의사를 밝혔다.
더구나 포스트시즌에서는 믿을 만한 불펜 투수를 이틀 연속 기용하는 일이 드물지 않다. 단순히 연투시켰다는 이유만으로 감독의 선택이 잘못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올 시즌 이의리의 제구 기복을 고려하면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투입하는 선택이 적절했는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KIA에는 전상현과 곽도규, 조상우 등 다른 불펜 자원도 있다. 상대 타순과 최근 투구 내용을 고려해 더 안정적인 선택지가 있었는지 검토해야 한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 후 이의리가 전날에는 잘 던졌지만 2차전에서는 좋지 않았다며 다음 등판에서 반등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문제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플레이오프는 1승 1패가 됐고 29일 광주에서 3차전이 열린다. 앞으로는 작은 제구 실수 하나가 한국시리즈 진출 여부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출처: 머니투데이
개인적으로 이의리를 완전히 기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시속 150km 중반의 강속구와 탈삼진 능력은 여전히 KIA 불펜에서 활용할 가치가 있다.
하지만 구위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중요한 순간을 계속 맡기는 것도 위험하다. 지금 이의리에게 필요한 건 또 한 번의 무조건적인 믿음이 아니라 자신의 제구 상태에 맞는 역할이다.
결국 KIA가 확인해야 할 건 이의리가 얼마나 빠른 공을 던지느냐가 아니다. 다음 등판에서 첫 타자부터 스트라이크존을 제대로 공략할 수 있느냐가 반등의 출발점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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