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팬들이라면 어제 경기 보면서 답답했던 순간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전날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 투수가 됐던 이의리.
그런데 불과 하루 만에 다시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문제는 결과였습니다.
세 타자를 연속으로 출루시키고, 아웃카운트 하나 없이 밀어내기 실점까지 허용했거든요.
결국 KIA는 삼성에 3-8로 패했습니다.
그런데 경기 후 더 화제가 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KIA 출신 투수 임창용입니다.
임창용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의리의 연투 기용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심지어 ‘동네야구’라는 표현까지 꺼냈는데요.
도대체 어떤 상황이었길래 이런 말까지 나온 걸까요?
“어제는 승리 투수였는데?”…하루 만에 달라진 이의리의 운명
먼저 10월 26일 경기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KIA는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1로 승리했습니다.
이날 이의리는 구원 등판해 1⅓이닝을 던졌습니다.
삼진은 무려 3개.
실점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승리 투수까지 됐습니다.
중요한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서 팀 승리에 힘을 보탠 것이죠.
그런데 바로 다음 날인 27일.
이의리가 다시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이번에는 상황이 전혀 달랐습니다.
KIA가 1-5로 뒤진 5회말이었습니다.
이미 점수 차가 4점까지 벌어진 상황이었고, 2사 1루에서 선발 올러가 내려간 뒤 이의리가 투입됐습니다.
바로 이 장면을 두고 임창용이 의문을 제기한 겁니다.
전날 1⅓이닝을 던져 승리까지 챙긴 선수를 왜 하루 만에 다시 올렸느냐는 것이었죠.
“볼넷, 사구, 또 볼넷”…이의리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이의리가 상대해야 했던 첫 타자는 삼성의 구자욱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작부터 제구가 흔들렸습니다.
구자욱에게 볼넷을 허용했습니다.
다음 타자는 르윈 디아즈.
이번에는 몸에 맞는 공이 나왔습니다.
그렇게 순식간에 만루가 됐습니다.
그리고 다음 타자는 최형우였습니다.
풀카운트까지 승부를 이어갔지만, 결국 또 볼넷이 나왔습니다.
밀어내기 실점이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구자욱: 볼넷
-
디아즈: 몸에 맞는 공
-
최형우: 밀어내기 볼넷
세 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안타를 맞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공이 스트라이크존에 제대로 들어가지 않으면서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지 못한 겁니다.
결국 KIA 벤치는 이의리를 내리고 성영탁을 투입했습니다.
전날 승리 투수였던 이의리에게는 너무나 아쉬운 등판이었습니다.
“동네야구도 아니고”…임창용이 화가 난 이유
경기가 끝난 뒤 임창용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임창용-창용불패’에서 이날 투수 기용에 관한 생각을 밝혔습니다.
임창용이 가장 먼저 지적한 건 이의리의 연투 부담이었습니다.
그는 이의리가 연속 등판에 충분히 적응한 투수가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주자가 있을 때와 없을 때 투구 밸런스가 크게 달라진다는 견해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4점 차로 뒤진 상황에서 굳이 이의리를 올린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특히 투수 기용의 역할 구분을 강조했습니다.
이기는 경기에서 사용할 투수와 지는 경기에서 사용할 투수를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나온 말이 바로 ‘동네야구’였습니다.
상황을 가리지 않고 같은 투수를 활용하는 방식이 납득되지 않는다는 취지였습니다.
임창용이 문제 삼은 건 이의리가 볼넷을 내줬다는 결과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이의리가 어떤 상황에서 가장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는지 고려했느냐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그럼 이범호 감독은 왜 이의리를 올렸을까?”…벤치의 계산
물론 KIA 벤치에도 이유는 있었습니다.
이의리가 올라온 시점의 삼성 타순을 보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구자욱, 디아즈, 최형우.
모두 왼손 타자였습니다.
이의리 역시 왼손 투수입니다.
KIA는 좌완 투수를 투입해 삼성의 중심 타선을 상대하려 했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의리는 전날 1차전에서 삼진 3개를 잡아내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충분히 구위를 기대할 수 있는 투수였던 셈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실제 마운드에서 나타났습니다.
상대 타자와의 좌우 조합보다 중요한 것이 그날의 제구와 컨디션이었는데, 이의리는 세 타자를 연속으로 출루시켰습니다.
결국 벤치의 계산은 결과적으로 실패했습니다.
그렇다고 이 선택이 처음부터 아무런 근거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가을야구에서는 뒤지고 있는 경기라도 추격 가능성을 살리기 위해 좋은 투수를 투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임창용은 이번 상황에서 이의리의 연투 부담을 더 중요하게 봐야 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의리 혼자 잘못한 게 아니잖아?”…경기 상황을 보면
이의리가 아쉬운 투구를 보여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KIA가 8-3으로 패한 책임을 이의리 한 명에게 돌리는 건 맞지 않습니다.
이의리가 마운드에 오르기 전부터 KIA는 이미 1-5로 뒤지고 있었습니다.
선발 올러가 삼성 타선을 막아내지 못하면서 경기 주도권을 내준 상태였죠.
삼성은 3회부터 타선이 살아났습니다.
박승규의 동점 적시타가 나왔고, 구자욱이 역전 적시타를 기록했습니다.
이어 디아즈의 홈런까지 터지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삼성 쪽으로 넘어갔습니다.
이의리의 밀어내기 실점은 그 상황에서 추가로 나온 점수였습니다.
물론 실점을 막았다면 KIA에도 추격 기회가 더 남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날 경기 전체를 보면 삼성 타선의 집중력과 후라도의 호투가 승패를 가른 주요 요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이의리의 등판이 주목받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전날 잘 던졌던 투수를 하루 만에 다시 기용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최형우는 왜 전날 안 썼어?”…임창용이 삼성에도 한 말
임창용은 이날 삼성의 최형우도 언급했습니다.
그런데 이쪽은 비판이 아니라 칭찬이었습니다.
최형우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선발로 나서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차전에서는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홈런까지 터뜨렸습니다.
삼성의 8-3 승리에 힘을 보탠 결정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임창용은 1차전에서 최형우를 기용하지 않은 점이 의아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2차전에서 최형우가 베테랑의 가치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큰 경기일수록 경험이 중요하다는 뜻이었습니다.
최형우는 삼성에서 오랜 기간 활약했던 선수이기도 합니다.
그런 베테랑이 중요한 경기에서 홈런을 터뜨렸으니 삼성 팬들에게는 더욱 반가운 장면이었을 것 같습니다.
“후라도는 108구 던지며 버텼다”…삼성이 8-3으로 이긴 이유
삼성 승리의 또 다른 주역은 선발 아리엘 후라도였습니다.
후라도는 이날 6⅔이닝을 소화했습니다.
피안타 5개, 볼넷 2개를 허용했지만 실점은 2점으로 막았습니다.
탈삼진은 3개였습니다.
투구수는 108개.
긴 이닝을 버티면서 삼성 불펜의 부담까지 덜어줬습니다.
임창용 역시 후라도의 투구를 높게 평가했습니다.
특히 변화구의 예리함과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능력을 칭찬했습니다.
KIA 타선은 후라도를 상대로 좀처럼 연속 공격을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반면 삼성 타선은 구자욱과 디아즈, 최형우가 중심에서 활약했습니다.
결국 삼성은 선발투수와 중심 타선이 동시에 제 몫을 해내며 플레이오프 첫 승을 거뒀습니다.
“1승 1패 원점”…이제 이범호 감독의 선택이 더 중요해졌다
이번 플레이오프는 5전 3선승제입니다.
먼저 세 번 이기는 팀이 한국시리즈에 올라갑니다.
KIA는 1차전을 잡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2차전을 내주면서 삼성과 1승 1패로 맞서게 됐습니다.
이제 시리즈는 광주로 이동합니다.
28일 열리는 3차전은 양 팀 모두에게 중요한 경기입니다.
KIA 입장에서는 이의리의 상태도 확인해야 합니다.
전날 좋은 공을 던졌던 선수가 하루 만에 제구 난조를 겪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한 번의 실패만으로 이의리의 가을야구 활용 가능성이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앞으로 어떤 상황에서 투입하고, 얼마나 휴식을 줄지가 중요하겠죠.
임창용의 공개 비판으로 KIA의 투수 기용은 더욱 많은 관심을 받게 됐습니다.
다만 현재 확인된 내용만으로 이범호 감독이 해당 발언에 어떤 반응을 보였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전날 승리 투수였던 이의리의 하루 만의 연투, 그리고 세 타자 연속 사사구.
KIA가 남은 플레이오프에서 이 장면을 어떻게 만회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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