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 완료] 이어령 교수가 '부부일심동체'는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말한 진짜 이유](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10/CP-2026-0105/image-6312b015-936c-4082-aabb-df84b0861838.jpeg)
결혼식장에 서면 주례자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이제 두 사람은 하나가 되었다”라며 ‘부부일심동체’를 축복한다. 두 몸이 한마음 한뜻으로 합쳐져야 진정한 사랑이자 이상적인 가정이라는 관념은 오랜 세월 불문율처럼 이어져 왔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완전히 하나가 되려 애쓸수록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상대를 내 뜻대로 개조하려는 집착 끝에 파경을 맞는 부부가 부지기수다. 故 이어령 교수는 생전 강연을 통해 “부부는 일심동체가 아니며, 결코 하나가 되어서도 안 된다”라는 도발적인 통찰을 남겼다.
![[웰니스 완료] 이어령 교수가 '부부일심동체'는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말한 진짜 이유](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10/CP-2026-0105/image-9f41772c-474c-4b7a-a085-5b4a05c359b5.jpeg)
독립 없는 결합은 의존과 파멸을 부른다
인간은 태어나 어머니의 탯줄을 끊는 순간부터 ‘사이’를 형성하며 살아간다. 아이가 네 발로 기어 다니다 비틀거리며 두 발로 일어설 때 부모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혼자 바로 설 수 있어야 비로소 타인과의 온전한 관계가 맺어지기 때문이다. 내가 홀로 단단히 서지 못하고 상대에게 기대기만 하는 관계는 ‘독립’이 아닌 ‘맹목적 의존’에 불과하다.
부부 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두 사람이 각자의 고유한 자아를 지닌 독립된 인격체로 서 있을 때 비로소 ‘상호의존’이라는 건강한 결합이 가능해진다. ‘일심동체’라는 허상에 갇혀 상대방의 영역을 침범하고 모든 생각과 감정의 일치를 강요하는 순간, 부부라는 사이는 질식해 허물어지고 만다.
고슴도치의 가시와 36도의 온기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인간관계를 추위를 피해 모여드는 고슴도치(호저)에 비유했다. 너무 가까이 붙으면 서로의 뾰족한 가시에 찔려 피를 흘리고, 너무 멀어지면 살을 에는 추위에 떤다는 이른바 ‘고슴도치의 딜레마’다. 상처받지 않으면서도 온기를 나누려면 적당한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어령 교수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인간은 서로를 찌르는 가시만 가진 짐승이 아니다. 36도의 온기를 품은 인간은 서로의 독립성을 존중하는 거리에서 포옹할 때, 각자의 체온을 넘어선 더 높은 치유의 온도를 만들어낸다. 부부라는 관계는 둘이 합쳐져 하나의 덩어리가 되는 상태가 아니다. 온전히 홀로 선 두 존재가 적절한 간격을 두고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함께 걸어가는 동행이다.
따로 설 수 있어야 사이좋게 산다
어린 시절 어른들은 자녀에게 “따로따로 혼자 서라”고 가르친 뒤, 곧이어 “사이좋게 지내라”고 당부했다. 따로 설 줄 아는 사람만이 상대방과 건강한 ‘사이’를 맺을 수 있다는 뜻이다. 부부 사이가 파탄 나는 까닭은 서로가 달라서가 아니라, 그 차이를 없애고 상대를 내 분신으로 만들려 들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오래가는 부부는 서로의 영역을 인정하고 숨 쉴 틈을 내어주는 지혜를 안다. 상대를 억지로 나와 같게 만들려는 욕심을 내려놓고, 온전한 타인으로서의 존재를 인정할 때 비로소 둘 사이의 온기는 식지 않는다. ‘일심동체’라는 무거운 환상을 깨부수는 것, 그것이 역설적으로 위기의 부부 관계를 살려내는 가장 확실한 처방전이다.
![[웰니스 완료] 이어령 교수가 '부부일심동체'는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말한 진짜 이유](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10/CP-2026-0105/image-1f5e4850-74e8-4f63-97cb-7c196484c4a7.jpeg)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