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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적으로 빠르게 판단하고 많은 결과물을 내는 능력은 오랫동안 유능함의 척도였다. 학교와 일터도 정해진 시간 안에 정답을 찾고 성과를 내는 사람을 높이 평가해 왔다.
하지만 AI가 이런 일을 더 능숙하게 해낸다면 지금껏 쌓은 능력이 계속 같은 대접을 받으리라 장담하기 어렵다. 인간의 가치를 생산성으로만 따질수록 기술 발전은 편리함보다 정체성의 위기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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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와 함께 달라지는 유능함의 기준
방송 및 영상 채널 등에 출연한 건축가 유현준은 AI가 논리적 사고와 생산적 업무에서 인간을 앞서면 지금 인정받는 능력의 가치가 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선 시대엔 한시를 잘 짓는 능력이 크게 대접받았지만 지금은 같은 기준이 통하지 않는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지금에 대접받던 인간의 능력은 아무 의미 없어지고 뭔가 다른, 지금은 아무것도 아닌 능력이라고 생각했던 것에 엄청난 의미를 부여하게 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현재의 평가표에 자신을 맞추는 일만으로 미래를 준비할 수 없으며, 당장 쓸모없어 보이는 감각과 활동도 시대가 바뀌면 새로운 능력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정답 없는 질문이 인간의 몫이 된다
유현준은 생산성 없는 제사로 공동체에 의미를 부여했던 레위 지파에 미래 인간의 역할을 비유하며 “저는 오히려 레위 지파처럼 될 거 같아요”라고 했다. 효율로는 설명하기 어렵지만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의미를 만드는 역할이 남는다는 전망이다.
그는 자기에게 집중하는 명상이나 답을 단정할 수 없는 사후 세계 문제를 들며 영적 활동에 훨씬 큰 가치를 두게 될 것으로 봤다. AI가 정답을 빨리 내놓을수록 답 없는 질문을 다루는 힘은 낭비가 아니라 인간의 몫이 된다. 삶과 죽음, 내면을 성과로 따지지 않고 탐색하는 일이 새로운 가치를 얻는다.
기계에 없는 몸이 일의 출발점이다
그는 인공지능 캐릭터가 이식된 인간 피부의 털에 바람이 닿는 감각을 처음 겪는 SF 장면을 소개했다. 정보로 아는 바람과 몸으로 겪는 바람 사이의 간격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유현준은 “기계가 갖고 있지 않은 우리만의 가치의 제일 핵심은 우리가 몸을 갖고 있다라는 거거든요”라고 짚었다.
유기체의 몸과 수백만 년간 형성된 본능은 논리적 계산만으로 대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새로 생기는 직업 중에도 몸과 관련된 일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감각하고 움직이며 실제 공간과 타인의 신체를 마주하는 경험이 미래의 일감을 가르는 기준이 될 수 있다.
결국 AI보다 더 빠른 사람이 되려는 경쟁에만 머물 이유가 없다. 몸이 무엇을 느끼고 어떤 의미를 만드는지 살피는 태도가 인간만의 가능성을 찾는 기준이 된다. 당장의 생산성으로 설명되지 않는 능력을 성급히 하찮다고 단정하지 않는 시선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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