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 사이에서 번지는 신종 학폭 논란

서로 다쳐도 절대 신고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무자비하게 주먹을 휘두르는 이른바 ‘야차룰’ 방식의 신종 학교폭력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야차룰 등 관련 신종 학교폭력 심의 건수는 2024학년도 107건에서 2025학년도 223건으로 1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 역시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이미 160건의 심의가 이루어졌으며 전체 피해 학생 가운데 무려 71.2퍼센트에 달하는 인원이 중학생인 것으로 집계됐다.
별도의 보호장비 없이 주먹과 발을 사용해 싸우는 야차룰은 당사자 간의 비밀 유지 약속을 내세워 폭력을 은폐하고 정당화하려는 비교적 새로운 양상을 띠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학생들이 건물 지하주차장에서 서로 주먹을 휘두르고 얼굴을 때리며 침을 뱉는 싸움 영상이 무분별하게 퍼져 논란이 일었다. 제주도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도 중학생들이 또래 1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야차룰 방식으로 싸우다 출동한 경찰에 특수폭행 혐의로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심지어 지난 5월 청주의 한 공원에서는 10대들이 싸움을 강요한 끝에 20대 여성이 숨지는 비극적인 사망 사건까지 벌어지며 심각성을 더했다.

폭력 행위 그 자체에 그치지 않고 잔인한 싸움 장면을 직접 휴대전화로 촬영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유포하거나 피해 학생을 조롱하는 등 2차 피해로 이어지는 사례가 빈번하다. 가해 학생들은 사전에 서로 신고하지 않기로 약속하거나 각서를 작성했기 때문에 법적 처벌을 피해 갈 수 있다고 착각하지만 이는 명백한 오판이다. 폭행이나 상해에 해당하는 행위는 당사자 간의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엄중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싸움을 강요하거나 부추기는 행위는 물론이고 폭행 영상을 촬영해 유포하는 행위 역시 가담 정도에 따라 강력한 처벌을 받는다.
신종 학교폭력이 기승을 부리자 경찰과 교육당국은 학교전담경찰관을 중심으로 예방 교육을 대폭 강화하며 현장 대응 태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등 교육계 역시 신종 학교폭력에 대응하기 위해 학교폭력 심의 기준을 세분화하고 대책 마련을 위한 논의를 이어갔다. 온라인에 무분별하게 확산하는 폭행 영상을 신속하게 삭제하고 차단하기 위해 관계기관 간의 공조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공유되었다. 나아가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호하고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를 방지하기 위한 관련 법령 정비 작업도 함께 추진될 방침이다.
가정과 학교가 협력하여 청소년들의 미세한 행동 변화를 주의 깊게 살피고 위험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여 지도하는 세심한 관심이 절실한 시점이다. 청소년 범죄의 양상이 날이 갈수록 잔혹해지고 은밀해지는 만큼 일선 학교와 경찰의 단속 눈길을 피해 벌어지는 사각지대를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당사자들끼리의 합의나 각서라는 허울 좋은 장벽 뒤에 숨어 폭력을 놀이처럼 소비하는 비뚤어진 청소년 하위문화를 뿌리 뽑기 위한 강력한 사회적 경고가 필요하다. 훈방 조치나 경미한 처벌에 그치는 안일한 대응 방식에서 벗어나 실효성 있는 법적 제재와 근본적인 예방 시스템이 확립되어야 한다.
학교폭력은 단순한 아이들 사이의 장난이 아니라 명백한 범죄 행위이며 가해 학생들에게 그에 상응하는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피해 학생들이 입은 정신적 육체적 상처를 치유하고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상담 지원과 보호 조치 역시 빈틈없이 제공되어야 한다. 교육 현장의 최전선에서 교사들이 위축되지 않고 정당한 생활 지도와 교육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방패막이를 두텁게 만드는 일도 시급하다. 무너진 학교 공동체의 신뢰를 회복하고 안전한 교육 환경을 되찾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지속적이고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야차룰과 같은 신종 학폭이 청소년들의 폭력 감수성을 무더디게 만들고 향후 더 큰 흉악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아 경고하고 있다. 어른들의 손이 닿지 않는 사이버 공간과 은밀한 장소에서 벌어지는 일탈 행위를 조기에 감지하고 차단할 수 있는 밀착형 모니터링 체계가 절실하다. 학교와 가정 그리고 경찰이 삼위일체가 되어 청소년들을 올바른 길로 선도하고 엄격한 법의 심판을 보여주는 단호한 태도가 확립되어야 한다. 더 이상 소중한 생명이 비극적인 폭력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우리 사회 전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방관자적 태도를 버려야 한다.
청소년기 올바른 가치관 형성과 준법정신을 심어주기 위한 인성 교육의 내실화와 함께 학교폭력 가해자에 대한 무관용 원칙 적용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10대들의 호기심과 놀이문화로 포장된 폭력 행위가 얼마나 무서운 범죄인지 명확히 인식시키는 교육 프로그램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철저한 법 집행과 어른들의 따끔한 훈육 속에서만이 청소년들이 비로소 폭력의 위험성을 깨닫고 바른 길로 돌아올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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