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로 30년 가까이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사람이 처음으로 카메라 뒤에 섰습니다. 개봉 전부터 기대와 호기심이 동시에 쏠렸지만 극장 성적표는 생각보다 냉정했습니다. 최종 관객 수는 12만 명 안팎에 머물렀습니다.
배우가 감독이 되어 내놓은 첫 장편
2023년 8월 15일 개봉한 ‘보호자’는 배우 정우성이 처음으로 연출을 맡은 장편 데뷔작입니다. 그는 오랫동안 단편 연출과 제작에 관심을 보여왔고 이 작품으로 마침내 상업 장편의 메가폰을 잡게 됐습니다. 감독으로 이름을 올리면서도 극 중 조직의 보스 역으로 직접 출연해 연기까지 겸했습니다. 배우가 가장 익숙한 장르인 느와르를 택했다는 점에서 개봉 전 관심은 결코 적지 않았습니다. 다만 첫 연출작이라는 사실은 기대와 부담을 동시에 안겨주는 조건이기도 했습니다.

10년 만에 출소한 남자가 지키려 한 것
주인공 수혁은 조직 생활을 하다 10년을 복역하고 교도소를 나온 인물로 그려집니다. 그는 출소하자마자 조직을 떠나겠다고 선언하지만 보스는 그를 쉽게 놓아주지 않습니다. 더구나 수혁은 출소한 뒤에야 자신에게 열 살 난 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평범한 아버지로 살고 싶다는 단순한 소원이 조직의 이해관계와 정면으로 부딪치기 시작합니다. 김남길이 이 수혁 역을 맡아 말수가 적고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 남자를 담담하게 그려냈습니다.

12만이라는 숫자가 말해준 냉정한 결과
‘보호자’는 광복절 연휴라는 성수기에 개봉했지만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오래 머물지 못했습니다. 개봉 이후 일일 관객이 5천 명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박스오피스 순위는 6위권으로 밀려났습니다. 최종 누적 관객은 약 12만 명으로 집계됐고 투입된 제작 규모를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 결과였습니다. 같은 시기 극장가에는 여름 대작들이 몰려 있어 경쟁 환경 자체가 쉽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평단에서도 연출의 리듬과 전체적인 톤에 대한 지적이 적지 않게 나왔습니다.

그래도 눈길이 가는 배우들의 조합
성적과 별개로 이 작품에 모인 배우들의 조합만큼은 상당히 화려한 편이었습니다. 김남길을 중심으로 김준한과 박유나가 독특한 2인조 해결사로 등장해 극에 묘한 리듬을 만들어냅니다. 박성웅은 조직의 실세를 맡아 무게를 더했고 연출을 맡은 정우성도 보스 역으로 직접 화면에 섰습니다. 특히 김준한과 박유나 콤비는 작품의 톤을 가볍게 비트는 역할을 하며 호불호가 크게 갈린 지점이기도 합니다. 배우들의 얼굴을 보는 재미만큼은 분명했다는 반응도 꾸준히 따라붙었습니다.

흥행과 별개로 남은 시도
‘보호자’는 전형적인 느와르의 문법을 따르면서도 액션의 양을 줄이고 인물의 선택에 집중하려 한 작품입니다. 그 시도가 관객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첫 연출작이라는 점을 감안해 보는 시선도 있었습니다. 정우성은 이후에도 연출에 대한 관심과 의지를 여러 자리에서 꾸준히 밝혀왔습니다. 지금은 OTT를 통해 비교적 쉽게 찾아볼 수 있어 당시 극장에서 놓쳤던 관객들이 뒤늦게 꺼내 보는 작품이 됐습니다. 극장 기록은 12만 명이었지만 집에서 이 영화를 본 사람의 수는 그보다 훨씬 많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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