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광주지법 형사12단독 이승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세 번째 공판에 장윤기의 아버지인 현직 경찰관 장 경감(50대)이 증인으로 나왔다. 증거인멸방조·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재판받는 박 경감(57, 구속)과 김 경사(41)의 재판이다.

장 경감은 수사를 맡은 경찰관 2명과 46차례 전화·문자를 주고받았다. 아들 집 비밀번호와 차량 위치, 수사 진행 상황이 이 연락으로 전달됐다. 유치장 밖에서 아들을 따로 만나기도 했다.
법정에서 인정한 것들
장 경감은 아들 차량의 혈흔을 닦고 케이블타이 등 물품을 정리한 사실을 인정했다. 공용주차장에 둔 차량이 훼손되거나 해코지를 당할까 걱정했을 뿐 증거인멸을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제3자의 범행을 의심했다면 증거를 보존했어야 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장 경감은 경찰 현장 감식이 끝나 차량을 돌려받았기 때문에 증거가 필요 없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케이블타이에 대해서는 “그때는 그런 부분까지 생각을 못 했다”며 차량을 정리하다 가져갔다고 했다.
아들 자취방에서는 가슴 부위가 도려내진 리얼돌을 발견했다. 비정상이라고 생각했지만 성범죄와 연관 짓지는 않았다고 했다. 리얼돌은 대형 쓰레기봉투 2개에 나눠 서로 다른 지역에 버렸고, 이유로 “유튜버 등이 찾아와서 보면 허위 내용으로 과장할까 우려돼서”를 들었다.
자취방을 서둘러 정리한 데 대해서는 “광주에 두 번 다시 오고 싶지 않아서 집 정리를 마음먹은 것”이라고 말했다. 아들의 학창 시절 휴대전화 7~8대와 앨범 관련 물품, 책도 집을 정리하며 함께 불태웠다. 경찰관이라 편의를 받았느냐는 검사 질문에는 “조금 편의를 봐준 것 같다”고 했다.
검찰이 짚은 두 경찰의 역할
이날 광산서 강력팀원과 광주청 범죄분석관도 증인석에 섰다. 두 사람은 피해자를 바로 죽이지 않고 제압해 끌고 가려 한 정황, 믿기 어려운 피의자 진술을 근거로 초기에 강간살인죄를 적용하고 성범죄 목적 추가 조사를 건의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박 경감이 케이블타이가 든 SUV를 장 경감에게 돌려주기로 공모했다고 본다. 케이블타이를 촬영한 영상은 송치하지 않고 부하 직원에게 삭제를 지시했다는 것도 혐의에 들어 있다. 박 경감과 김 경사가 훼손된 리얼돌 2개를 발견하고도 확보하지 않아 장 경감의 폐기를 도왔다는 혐의도 있다. 김 경사에게는 구속영장 신청 계획 등을 장 경감에게 여러 차례 전한 혐의가 더해졌다.
재판 뒤 장 경감은 취재진에게 “착한 아들이 그런 일을 저질렀다는 게 납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피해자에게 미안하냐는 물음에는 “미안합니다”라고 답했다. 증거를 없애도 친족 특례로 처벌받지 않는다는 점을 알았느냐는 질문에는 “그 당시 저도 제정신이 아니었어요”라고 했다.
온라인에서는 피해 학생과 가해자 가족, 가해자 본인을 향한 분노가 이어지고, 가석방 없는 종신형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다.
장윤기(23)는 공소사실을 인정했고 무기징역 선고에 불복해 항소했다. 공소청도 사형을 구형한 뒤 항소한 상태다. 박 경감과 김 경사 재판은 다음 달 4일 속행 공판에서 신문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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