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에서 28일 열린 황현필 역사바로세우기연구소장의 강연회는 강연장 내부와 외부에서 상반된 반응이 동시에 나타난 현장이었다. 강연장 안에서는 350여 명의 청중이 박수로 화답했지만, 밖에서는 보수우익 성향 단체 인사들이 강연 내용에 항의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어떻게 김일성이라는 이름이 나올 수 있느냐”며 교육청을 비판했다.
이날 강연회에 앞서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등은 오후 2시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민석 교육감의 사퇴와 역사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정치적 이념의 실험 대상이 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강연자 선정 논란에 대해 교육감의 책임을 요구했다.
황현필 소장은 과거 고교 역사교사로서 역사교육을 시작했으며, 약 10년 전 사교육 수능 강의를 그만둔 이력이 있다. 이번 강연에서 황 소장은 ‘항일무장투쟁’을 주제로 김구, 홍범도, 김좌진, 김원봉, 김두봉, 양세봉 등 독립운동가들의 활동을 1시간에 걸쳐 설명했다. 강의 내용은 대부분 중고교 역사 교과서에 수록된 수준이었다.
강연 도중 황 소장이 “역사를 가장 역사답게 황현필입니다”라고 인사하자 청중의 박수가 이어졌으나, 무대 뒤 한 인사가 “저런 사람 불러놓고 지금 뭐 하는 것이냐”라고 외치기도 했다. 황 소장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과 관련해 “공산주의를 싫어하지만, 대부분의 독립운동은 사회주의자가 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김일성과 보천보 전투에 대해서도 일부 언급했다. 그는 “(김일성이) 자기 부하 90명 정도를 이끌고 함경도 보천보에 잠깐 쳐들어오는데, 아무리 봐도 보천보 전투는 과장됐다. 남한 측 주장이 100% 맞다. 요리사 한 명과 2살 난 갓난아기 한 명이 죽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 보천보 전투는 공무원 시험에 출제됐고, 수능 교과서에도 실려 있어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김일성과 관련해 황 소장은 “김일성은 한국전쟁의 주범이고, 북한에서 독재 권력을 행사하며 수많은 정치인을 숙청하고 인권을 탄압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일성을 스타로 만든 것은 당시 ‘동아일보’였다. 보천보 전투에 대해 호외로만 6~7번을 냈다”며 당시 발행된 호외를 공개했다.
강연이 끝난 뒤 황 소장은 교육청 직원의 안내로 지하 통로를 통해 현장을 빠져나갔다. 건물 1층 로비에서는 5~7명의 보수우익 단체 인사들이 “여러분들! 이게 사회주의 교육이다”, “왜 북한을 배우느냐, 어떻게 김일성이라는 이름이 나올 수 있느냐”, “경기도교육청이 사고 제대로 쳤다. 안민석 교육감은 사퇴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유튜버로 보이는 인사는 “황 소장이 보천보 전투가 수능에 나올 것이라고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황 소장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오늘 강의에서 김일성을 강하게 비판했는데, 이것을 두고 사회주의 교육이나 북한 교육이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라며 “오늘 강의 내용은 모두 중고교 역사 교과서에 있는 것인데, 그렇다면 이런 교과서가 북한 교과서란 얘기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번 일을 겪으며 학교 교사들이 5.18을 강의해도 민원이 들어온다는 현실을 실감했다”며 “제대로 된 근현대사 교육의 필요성을 다시 느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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