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생 카메라에 찍힌 원숭이 한 마리가 작은 새끼를 등에 업고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얼핏 보면 어미와 새끼처럼 보이지만, 놀랍게도 두 원숭이는 서로 다른 종이었습니다.
더욱 뜻밖인 것은 이런 행동을 한 원숭이가 한 마리만이 아니었다는 사실입니다.
■ 등에 업힌 새끼의 정체가 달랐다
이 장면이 촬영된 곳은 파나마 코이바 국립공원에 속한 히카론섬입니다.
연구진은 이곳에서 흰얼굴카푸친원숭이들이 돌을 이용해 먹이를 깨는 행동을 관찰하기 위해 무인카메라를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카메라에는 예상하지 못한 장면이 담겼습니다.
어린 수컷 카푸친원숭이 한 마리가 새끼 고함원숭이를 데리고 다니고 있었던 것입니다.
고함원숭이는 카푸친원숭이와 다른 종입니다. 사진 속 새끼는 카푸친원숭이의 배나 등에 매달린 채 함께 이동했습니다.

■ 한 마리의 행동이 다른 원숭이들에게도 나타났다
연구진이 카메라 기록을 분석하자 더욱 놀라운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처음에는 ‘조커’라는 별명이 붙은 어린 수컷 카푸친원숭이가 이런 행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같은 무리에 속한 다른 어린 수컷들도 새끼 고함원숭이를 데리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2025년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약 15개월 동안 어린 수컷 카푸친원숭이 5마리가 서로 다른 새끼 고함원숭이 11마리를 데리고 다닌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어떤 새끼는 최대 9일 동안 카푸친원숭이와 함께 있었던 것으로 기록됐습니다.
■ 그렇다면 새끼를 입양한 걸까?
겉으로 보면 다른 종의 새끼를 돌보는 행동처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를 일반적인 입양이나 양육으로 해석하지 않았습니다.
카푸친원숭이들이 새끼에게 먹이를 주거나 정상적으로 돌봤다는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일부 새끼는 결국 살아남지 못했습니다.
또 카메라에는 새끼가 어미에게서 떨어져 나오는 정확한 순간이 담기지 않아, 카푸친원숭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새끼를 데려왔는지도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 연구진도 아직 이유를 모른다
더욱 특이한 점은 이런 행동이 한 무리 안에서 다른 개체들에게 퍼졌다는 사실입니다.
연구진은 어린 카푸친원숭이들이 서로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새로운 행동이 확산됐을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다만 왜 하필 다른 종의 새끼를 데리고 다녔는지, 카푸친원숭이에게 어떤 이익이 있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이번 연구는 야생동물의 행동이 반드시 먹이나 생존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게 합니다.
한 장의 사진에서 시작된 의문은 결국 새로운 연구 주제가 됐습니다.
서로 다른 종의 원숭이가 함께 있는 모습은 신기하지만, 새끼 고함원숭이들에게는 위험한 상황이었을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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