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7일 오전 11시쯤 서울 구로동 주택가 쓰레기 배출 장소에서 환경미화원이 신고를 했다. 현장에는 신문지와 비닐로 감싼 시신이 있었다.

변사자의 신원은 서울경찰청 고범석 청장이 2일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공개했다. 중국 국적의 50대 남성이다. 고 청장은 “8월에 중환자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이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짚은 시간표는 이렇다. 남성은 2011년 한국에 들어왔고, 체류기한이 끝난 2022년 1월부터 미등록 상태로 지냈다. 남성은 지병 때문에 8월 15일 중환자실에 들어가 31일에 나왔고, 입원 기간은 17일이다.
입원 중 보호자로 이름을 올린 사람은 같은 중국 출신 동거인이었다. 동거인은 남성이 퇴원하기 전에 강제로 추방되는 형식으로 한국을 떠났다. 이 사람 역시 체류 자격이 없는 미등록 체류자였다. 경찰 관계자는 “동거인은 중환자실 보호자로 등록돼 있었지만 계속 간병하던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남성은 치료비를 나중에 내겠다며 퇴원했다. 병원비는 지금까지 내지 않은 상태다.
남성이 퇴원 후 사망한 채 발견된 곳은 원래 지내던 방이 아니라 그 옆의 빈방이었다. 건물은 건축물대장에 1가구로 올라 있지만 실제로는 19개 방으로 나뉘어 있었다. 두 피의자는 남성이 옆방에서 발견됐다고 진술했다.
10월 22일, 80대 집주인 김모씨는 자기 소유 다세대주택에서 시신을 보고 60대 김모씨에게 버리라고 지시했다. 시신은 닷새 뒤인 27일 발견될 때까지 방치됐다. 경찰은 27일 두 사람을 긴급체포했다. 80대 집주인에게는 사체유기 교사, 60대 김씨에게는 사체유기 혐의를 적용했다. 유기 행위 자체는 두 사람 모두 시인했다.
집주인은 사람의 시신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고, 마네킹이나 인형으로 여겼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구속 심사 전 취재진 앞에서 60대 김씨 역시 “인형인 줄 알았다”는 말을 꺼냈다. 다만 경찰 조사에서는 시신일 수 있다고 의심했지만 건물주 지시를 따랐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보도도 있다.
시신을 부검했지만 정확한 사인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고립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고 청장은 사인이 확정되기 전의 예측을 거부하며 “지금은 결과를 예측해 말씀드리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퇴원 후 어떻게 집으로 돌아왔고 어떻게 사망했는지는 수사를 더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이 신청한 두 사람의 구속영장을 서울남부지법이 29일 기각했다. 법원은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고, 80대의 고령과 60대의 인정·반성, 일정한 주거를 함께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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