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릭뉴스=권성미 기자] 케이뱅크 등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이 신용대출 금리를 중·저신용자보다 고신용자에게 더 높게 적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 중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금리가 최저 연 4% 초반까지 내려왔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1일 중·저신용대출인 ‘신용대출플러스’ 금리(금융채 6개월물)를 최대 1%p 추가 인하했는데, 이날 현재 연 4.36~15.00%에 고시돼 있다. 일반 고신용자가 받는 신용대출 금리(KORIBOR 연 3.93% 기준)는 이날 현재 연 6.96~15.00%에 육박한다. 금리 하단을 기준으로 중신용자가 고신용자보다 금리 혜택을 약 2.60%p 가량 누리는 것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7월 15일부터 이달 16일까지 3개월 동안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용대출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정부 규제에 따라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율(잔액 기준)을 6월 말 24%에서 올해 말까지 32%로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경기 침체로 중·저신용자의 신용대출 수요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비율 규제를 맞추기 위해 고신용자 신용대출 신청을 차단한 것이다.
논란이 지속되자 케이뱅크는 지난 17일 고신용자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상품 취급을 재개했다. 하지만 재출시된 케이뱅크의 신용대출은 고신용자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금리가 30일 기준 연 6.96~15.0%로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금리(연 4.35~15.0%)보다도 높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에 대한 정부의 중·저신용대출 비율 규제는 2021년 5월 시작됐다. 2017년 영업을 개시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대출 신청부터 집행, 상환까지 비대면화하는 등 금융 혁신을 이끌긴 했지만, 그 혜택이 고신용자에게 집중돼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는 게 금융위원회의 판단이었다. 당시 금융위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 2년 뒤인 올해 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을 각각 30%와 32%로 높이도록 요구했다. 2020년 말 두 회사의 중·저신용대출 비율은 각각 10.2%와 21.4%였다.
중·저신용대출 비율 규제로 인터넷은행의 건전성이 나빠지고, 장기적으로 인터넷은행의 신용대출 공급 여력이 줄어 그 피해가 금융 취약계층에 돌아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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