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중국 정부의 탈북민 강제북송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에서 캠페인을 벌인다. 강제북송 피해 가족들도 함께 유엔과 미 상·하원 의원들을 만나 강제북송을 멈추기 위한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다.
태영호 의원은 3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북민 강제북송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와 함께 다음달 미국 뉴욕과 워싱턴DC를 차례로 찾아 강제북송 중단을 위한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대위는 이한별 북한인권증진센터 소장(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을 위원장으로, 강제북송 피해 탈북민의 가족과 북한인권 단체 관계자 등으로 구성됐다. 비대위는 이날 북송당한 가족들의 얼굴이 담긴 사진을 들고 나서 강제북송을 막기 위한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먼저 태 의원과 비대위는 다음달 6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 내에서 세미나를 열고, 북한인권결의안에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를 포함하고 중국 정부의 책임을 분명하게 명시할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현재 유럽연합(EU) 주도로 결의안 초안이 작성되고 있으며 인권 사안을 담당하는 유엔총회 3위원회를 통과하면 연말께 본회의에 상정돼 채택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특히 유엔 주재 중국대표부와 북한대표부 앞에서 탈북민 강제북송에 반대하는 시위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달 8일에는 워싱턴DC에서 줄리 터너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와 미 상·하원 의원들을 만나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등을 논의한다. 앞서 태 의원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를 위해 미국에 체류 중이던 이달 중순에도 미 국무부 당국자 등을 만나 미·중 양자대화 때 ‘강제북송 문제’를 의제로 상정하겠다는 약속을 끌어낸 바 있다.
태 의원은 피해자 가족들의 손에 들린 사진을 가리키며 “소중한 가족이 강제로 북송당해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됐거나 처형당한 사실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발생한 탈북민 600여명의 대규모 강제북송과 아직 중국 감옥에 남은 1000여명은 우리에게 ‘더 이상 방관자로 남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관심을 촉구했다.
이한별 소장은 “오빠는 가족의 도움을 받고자 2009년 1월 중국 장백현으로 탈북했다가 변방대 군인들에 체포됐다”며 “엄마와 여동생이 한국에 있어 북송될 경우 죽을 수 있다고 애원했지만, 중국은 오빠의 이런 말까지 조서에 담아 북한 당국에 넘겼다”고 밝혔다. 이어 함께 회견장에 나온 피해 가족들이 아들, 아내 등 가족들을 북송으로 잃은 처절한 사연을 하나씩 소개했다.
이 소장은 “우리 피해자 가족들은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을 간절히 청원한다”며 “지금도 강제송환 위기에 처한 수많은 재중 탈북민이 두려움과 절망 속에 놓여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더는 북한과 중국의 인권 유린이 반복돼선 안 된다는 마음으로, 대한민국과 국제사회에 도움을 간절히 요청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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