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2034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유치전에서 호주가 공식적으로 발을 빼면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대회 단독 개최가 유력해졌다.
호주축구협회는 31일 홈페이지를 통해 “월드컵 유치와 관련, 가능성을 열어두고 따져봤다. 모든 사안을 검토한 끝에 2034년 대회를 유치하지 않기로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과 2029년 FIFA 클럽 월드컵 유치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호주는 본래 인도네시아 등과 공동으로 2034년 월드컵 유치에 나서 사우디와 경쟁할 것으로 예상됐다.
인도네시아축구협회의 에리크 토히르 회장이 지난 11일 호주 시드니모닝헤럴드와 인터뷰에서 호주와 논의 중이라 밝히면서 사우디에 맞서는 호주-인도네시아 연합이 이뤄질 것으로 점쳐졌다.
그런데 인도네시아축구협회가 지난 18일 돌연 입장을 번복하고 사우디 지지를 선언하면서 유치전 국면도 뒤바뀌었다.
결국 호주까지 공식 철수를 발표하면서 2034년 월드컵 개최지로 사우디가 낙점될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FIFA는 2034년 월드컵 유치에 관심이 있는 국가들에 31일까지 의향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다음 달 30일까지 자격 평가에 필요한 서류를 내라고 주문했다.
현재 대회 개최 의향서를 FIFA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되는 유일한 국가가 사우디다.
FIFA가 제시한 마감 전까지 추가로 유치 의향을 드러내는 곳이 없다면 사우디가 개최지로 확정된다.
사우디축구협회는 지난 10일 의향서 제출을 알리며 70개 이상 FIFA 회원국이 동참했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당초 이집트, 그리스와 함께 2030년 월드컵 3대륙 공동 유치를 노렸으나, 경쟁에서 밀려 지난 6월 유치전에서 발을 뺐다.
사우디가 포기한 2030년 월드컵 개최지는 아프리카·유럽·남미 등 3개 대륙(모로코·스페인·포르투갈 공동 주최)으로 지난 4일 결정됐다.
2026년 월드컵도 미국·멕시코·캐나다에서 열리는 만큼 2034년 대회 개최 후보지가 북중미도, 유럽도, 남미도, 아프리카도 아닌 아시아-오세아니아로 좁혀진 상태다.
경기를 치를 시설 요건이 중요한데, 2034년 월드컵을 유치하려면 조별 리그를 치를 최소 4만석 규모의 경기장을 적어도 14개 갖춰야 한다. 이중 최소 7개는 기존 경기장이어야 한다.
2027년 AFC 아시안컵 개최를 준비하는 사우디는 이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 적어도 7개 경기장은 이미 만들었고, 나머지는 짓고 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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