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전 펜싱국가대표 남현희와 결혼 예정이었으나, 정체를 두고 온갖 폭로가 나오며 논란의 중심에 선 전청조에 대한 견해를 프로파일러 표창원이 밝혔다.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 표창원 대표는 31일 KBS 2TV ‘해 볼만한 아침 M&W’의 ‘표창원의 월드셜록’에 출연해 전청조와 남현희의 관계를 가스라이팅과는 “다르다”고 분석했다.
표창원 대표는 이날 “‘이렇게까지 치밀하게 거짓말을 한다면 당하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라는 의문이 드는 지점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은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모든 사실이 드러난 것이 아니다. 저도 관련자들을 만나 본 상태가 아니라 지금까지 보도를 통해 알려진, 그리고 확인된 사실만을 전제로 추정해 봐야 한다”고 전제하고 견해를 밝혔다.
“우선 전청조라는 사람이 했던 거짓말이 무척 치밀하고 계획적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는 표창원 대표다.
경호원을 대동해 등장한 전청조가 일론 머스크와의 펜싱 대결을 이유로 남현희에게 접근한 것을 설명하던 표창원 대표는 “‘이거 몰래카메라 아니야’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근데 그게 아니라는 게 확인됐을 때에는 어떻게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났지 싶은 것”이라며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소위 말하는 병풍 효과, 후광 효과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표창원 대표는 “전청조라는 한 사람을 보면 너무나 평범하다”며 “그런데 그가 많은 경호원을 대동하고 나타나면 하나의 병풍이 둘러쳐진 것이다. 치장을 한다든지, 유명인과 관계가 있다든지, 그게 후광처럼 작용한 것이다. 마치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인식되는 효과가 병풍 효과 내지는 후광 효과”라고 설명했다.
또한 “일론 머스크는 뉴스를 통해 다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라며 “그러다 보니까 ‘아, 그 괴짜인 일론 머스크가 한국의 IT 기업가와도 펜싱 대결 할 수도 있겠다’ 그런 연결이 되지 않았을까 추정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표창원 대표는 “남현희는 평생 운동만 해온 분이다. 그러다 최근 사업체를 벌여서 많은 어려움도 있고 역경도 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누군가 자신의 든든한 지원군이 나타나면 이것을 거절하기가 어렵지 않았을까 싶다”며 “첫 등장에서 나타난 후광 효과로 인해서 신뢰, 선망, 의존 이런 심리적 효과가 발생한 것 아닐까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전청조가 재벌 3세라고 주장한 것부터 기자 대역을 구해 가짜 상황극을 벌인 것까지 표창원 대표는 “‘나라면 그런 정도의 어설픈 연기에 안 넘어갈 거야’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 의혹과 의심 역시 합리적 의심으로 두고 남겨둬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남현희의 주장을 사실로 인정하고 보면 그럴만한 여지가 있다”고 했다.
“일단 남현희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다”며 표창원 대표는 “본인도 긴장한 상태에서, 일론 머스크와 대결을 벌인다는 재벌 3세에게 펜싱을 가르쳐야 한다는 데 집중해 있는데, 갑자기 난데없이 식사하는데 기자가 들이닥쳐서 질문을 하고 거기에 이 사람이 불쾌하다는 듯 반응을 하고, 이런 부분이 ‘숨겨진 혼외자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나나 보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했다.
다만 표창원 대표는 “여기에 대해선 그것만으로 설명이 부족한 것 같고, 남현희 스스로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이 상황이 진짜이길 바라는 마음, 가짜가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 강하지 않았을까, 그런 희구가 생겼을 경우에는 일반인이라면 당하지 않을 어설픈 연기 상황도, 믿고 싶어지는 마음 때문에 믿게 되는 그런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표창원 대표는 전청조가 남현희에게 자신의 건강 문제를 거론하며 피를 토하는 모습을 보여준 행동에 대해선 “의심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반복됐을 거다. 그때마다 전청조가 강한 척만 한 게 아니라 약한 척도 한 거다. 돈 많은 재벌3세로서의 모습만 아니라 죽을병에 걸린, 직접 피 토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흔들리는 거다. 남현희 입장에선, 착한 분들, 착하고 싶어하는 분들에게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 사람이 어려움에 처하고 아프고 고통스러워할 때 의심한다면 ‘난 나쁜 사람이야’. 그런 부분들이 아마도 자신이 이 사람을 믿고 싶어하는 심정을 더 강화시키지 않았을까 싶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표창원 대표는 임신, 수술 등 남현희가 전청조에게 속았다고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선 “그런 거짓말을 믿을 수 있나 의혹을 가질 수 있다. 여전히 그 의혹 가져가야 한다”고 거듭 전제하는 한편 “남현희 말이 진실이라고 가정한다면, 그럴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동안 목격한 사이비 종교 신도들이 그 교주가 거짓말이고 범죄자라는 게 밝혀져도 계속해서 그를 믿고 추종하지 않느냐. 사기 피해자 중에서도 그런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고 했다.
표창원 대표는 “특히 가족이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뻔히 증거가 있고 진술이 있어서 그 사람이 범죄를 저지른 것을 알면서도 부모나 배우자가 끝까지 ‘우리 가족은 범죄자가 아니에요’ 믿고 주장하는 경우도 발생하는 거다. 그 첫 출발점은 상대방에 대한 신뢰”라며 “그것이 형성됐기 때문에 이후에는 보고 싶은 것만 보이고, 듣고 싶은 것만 들리는, 소위 말하는 확증편향 현상이 발생하면 이럴 수도 있겠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특히 표창원 대표는 ‘가스라이팅과 같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조금 다르다”고 했다.
“가스라이팅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양자 관계가 수직 관계다. 힘, 권위, 지식, 정보 등에 현격한 차이가 나야 한다. 그런 상태에서 강자가 약자를 향해 지속적으로 허위사실을 주입하고 세뇌를 시켜서 ‘인지 왜곡’을 시켜버린다”면서 “그런데 지금 남현희와 전청조를 보면 전혀 수직적 관계가 아니다. 그리고 서로 얼마든지 문제, 의문을 제기한 상황이다. 게다가 남현희에게 어떤 ‘인지 왜곡’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속았다, 또한 속은 것을 정말 감쪽 같이 속았느냐, 아니면 속고 싶어서 동조하면서 적극적으로 속았느냐 이 차이만 남겨있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경찰은 사기 및 사기미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전청조를 31일 체포했다. 전청조는 체포 전날인 30일 채널A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남현희의 주장 일부를 반박해 진실공방까지 벌어졌던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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