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
- 김성수
- 출연
-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박해준, 김성균
- 개봉
- 2023.11.22.
제목이 <서울의 봄>입니다. 영화에서 봄은 나오지 않고 계절은 겨울입니다. 영화 내용도 역시나 봄보다는 겨울에 가깝고요. 한국에서 상당한 중요했던 역사적 사실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드라마에서는 다룬 적 있는데 정작 영화에서는 딱히 다루질 않았습니다. 과거와 관련되어 박정희는 자주 소재로 다룹니다. 전두환은 다룬 적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건 아마도 현재 살아 있느냐 여부가 아닐까 합니다. 한국에서는 1212사태라는 표현을 하는 사건입니다.
또는 1212군사 반란이라고도 하죠. 보통 반란은 성공하면 혁명이라고 표현합니다. 분명히 성공했는데도 사태 내지 반란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당시 했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뜻이겠죠. 영화를 봐서도 알겠지만 도저히 이들이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런 행동을 했는지에 대한 당위성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군인이 적과 대치하고 있는데 그곳에서 군대를 빼서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한 행동이 가장 큰 패착인 거죠. 당시에는 덕분에 쿠데타를 성공할 수 있었고요.
영화는 김성수 감독이 만들었습니다. 인터뷰를 보니 본인이 해당 시대를 살았던 인물로 만들고 싶었다고 합니다. 서울의 봄이라는 제목도 역설적으로 이들에 의해 짓밟힌 것이라는 뜻이겠죠. 무조건 역사에서 가정이란 없습니다. 이미 벌어진 일이죠. 그렇다 해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해를 못 한다고 하죠. 왜 당시에 그런 행동을 했을까. 다르게 행동했으면 역사가 완전히 변했을 텐데. 김재규가 한 행동은 두고두고 미스터리 비슷하죠. 그렇게 엄청난 일을 저지른 후에 한 행동이 너무 허술해서요.
이때부터 씨앗이 태동한 거죠. 분명히 무정부 상태는 아니었지만 누군가 빈틈을 봤을 겁니다. 아주 조금만 더 손을 뻗으면 잡을 수 있다고 판단했고요. 이를 실천할지 말지는 권력 욕심과 관련되어 있기도 하고요. 언제나 겉으로는 국가를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말합니다. 국가가 나를 필요로 해서 했다고 거창하고 말합니다. 국가가 부른 것인지, 내가 국가를 불렀는지는 모릅니다. 영화는 크게 2명으로 압축되어 다소 간단하게 내용이 이어지면서 설명해 줍니다.
복잡하다면 너무 복잡한 걸 단순하게 한 덕분에 오히려 보기에는 좋았습니다. 실명 대신에 다들 가명으로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전두광 역의 황정민과 이태신 역의 정우성이 양특을 대변합니다. 둘 다 김성수 감독의 전작인 <아수라>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죠. 정우성 같은 경우는 전설이 된 <비트>부터 김성수 감독과 함께했고요. 20대부터 어느덧 50대가 되었네요. 정우성이 맡은 역할은 김성수 감독 아래서는 늘 패배하는 역할이네요. 정우성이 갖고 있는 마스크가 다소 그렇긴 하죠.
영화는 상당히 흥미진진합니다. 명약하고 선과 악을 나눈다고 보이진 않습니다. 물론 마지막에 가면 확실히 누가 나쁜 놈인지에 대해 감독이 일부러 자막을 넣었습니다. 혹시나 관객이 착각할까 봐 한 듯합니다. 자막으로 설명을 하고 있어 아마도 1212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명확하게 시시비비를 가려 판단하게 만듭니다. 이건 이미 역사가 검증을 끝낸 것이라서요. 전두광은 야심이 많은 인물이고 이태식은 공정한 사람입니다. 차이가 결국에는 결과를 다르게 합니다.
영화를 보다 보면 왜 저렇게 행동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될 때가 많습니다. 장군이나 되는 사람들이 우왕좌왕합니다.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질질 끌려다닙니다. 아마도 자신의 안위를 무엇보다 먼저 고려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결연한 의지를 갖고 실행하는 사람과 갑자기 닥친 일을 처리하려는 사람의 차이기도 합니다. 전두광은 퇴로가 없는 상황을 만들고 직진합니다. 여기서 이기지 못하면 무조건 지는 것 말고는 없습니다. 무승부도 없는 작전을 시작하게 된 거죠.
목숨 걸고 최대한 노력하고 또 노력합니다. 그 외 다른 장성은 그런 거 없습니다. 상황을 봐서 유리한 쪽으로 붙는 게 맞다는 판단을 했다고 봅니다. 영화에서 대략 9시간 동안 벌어지는 일을 보여줍니다. 전두광이 세운 계획은 그다지 세밀하지는 못했습니다. 그저 자신이 쫓겨나게 생겼으니 정적을 제거하려는 게 목표였습니다. 계획과 달리 일이 돌아가자 다른 건 전부 제쳐둡니다. 그 과정에서 국가란 있지 않았다고 봅니다. 국가를 생각했다면 하지 못했을 결정을 하니까요.
전두광이 속한 진영은 서로 의견이 갈릴 때가 있었지만 일사천리로 움직입니다. 반대 진영은 의견도 갈리고 서로가 마음도 맞지 않습니다. 그나마 이태식 정도가 맞서 싸우려고 하지만 그마저도 합심이 아니었죠. 이태식이 수방사 사령관이 아닌 합참이었다면 역사가 완전히 변했을지도 모릅니다. 9시간 동안 완전히 긴박하게 서로 승기를 잡기 위해 노력했으니까요. 누가 먼저 군대를 서울로 입성하느냐가 관건이었죠. 그 과정에서 군대를 서울로 진입하게 하려 한다는 점이 군인인가?
군인은 국민을 지키는 게 무엇보다 우선일 텐데요. 적이 쳐들어와도 개의치 않게 전개합니다. 오로지 자신이 살기 위해 하는 행동입니다. 그 과정에서 사실 일반 군인들도 많았을 겁니다. 한국은 의무로 입대한 사람들입니다. 자신들 의지와 전혀 상관없이 해당 부대에 속해서 서울로 입성하고 총을 쐈을 겁니다. 그렇지 않은 다른 방법은 없었을 테니까요. 영화에서도 갈 사람은 가라고 하지만 군인에게 선택이 있었을까요? 일반 사병들은 아무런 선택도 없었을 겁니다. 심지어 어떤 공도 받지 못했을 겁니다.
군인들은 그저 소모품으로 쓰이기만 했던 게 아닐까 하네요. 적이 아닌 아군끼리 서로 총을 겨누고 싸우게 한 게 과연 맞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죽은 병사들은 어떤 대접을 받았을지도요. 영화는 141분이라는 꽤 긴 시간에도 지루하지 않고 볼 수 있었습니다. 아주 흥미롭게 집중하면서 말이죠. 정보가 워낙 넘치기도 하지만 더 자세하게 역사적인 검증 등은 하지 않은 듯도 한 1212사태입니다. 특별출연까지 출연진이 아주 화려하고 쉬어가는 연기가 없네요.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그냥 영화로 봐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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