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일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과 부산 중구 국제시장의 분식집을 찾은 장면이 화제다.
세간의 관심은 과연 재벌들이 길거리 음식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쏠렸다. 윤 대통령의 먹성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바 그다지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태생적으로 귀하게만 자랐을 재벌 3~4세들의 모습은 번전을 불러일으켰다.
그중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먹방 장면은 압권이었다.
먼저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은 ‘물 만나 물고기처럼’ 시장에 친화적인 모습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윤 대통령이 시민들과 만나는 동안 분식집에 먼저 도착한 이 회장은 상인에게 “뭐가 맛있어요”라면서 밝은 표정으로 친근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또한 음식을 맛보던 중 이 회장은 “사장님, 저는 어묵 국물 좀…”이라며 쑥스럽게 국물 맛을 보며 감탄하는 모습이 서민과 다를 바 없는 모습으로 많은 이들에게 동질감을 줬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인물은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다. 카메라에 잡힌 정 부회장의 시식 장면은 ‘먹방 유튜버’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치 걸신들린 듯한 모습으로 떡볶이를 입안에 가득 넣고 고개를 끄떡이면서 먹는 모습은 누리꾼들을 감탄하게 했다. 다른 재벌들과 달리 서민의 이미지가 강했던 할아버지 정주영 회장의 DNA가 이어진 탓일까. 아무튼 이 장면은 정기선 부회장이 국제시장에서 우연히 얻은 그럴싸한 밈 한 꼭지임엔 틀림없다.
반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에겐 다소 억울한 추억이 되었다. 7일부터 SNS에 확산된 한 장면인데 김 부회장이 떡볶이 접시를 한 손에 들고 젓가락으로 끼적거리는데 결국 입에 대지 않고 내려놓은 영상이다.
누리꾼들은 이때 김 부회장의 표정에 집중했는데 ‘먹기 싫은 티가 너무 난다’는 게 포인트였다.
하지만 당사자는 억울할 만했다. 편집된 이 장면에 앞서 김 부회장이 등장한 영상에는 떡볶이 등 음식을 잘 먹는 모습이 다수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항간에는 윤 대통령이 재벌 총수들을 대동하고 부산을 찾은 이유는 지난달 2030 엑스포 유치전 실패와 관련해, 부산 민심을 달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자의든 타의든 재벌들의 이번 부산 국제시장 방문은 의외의 성과가 있었다. 서민 입장에선 스테이크만 썰 것 같은 재벌들이 서민들의 대표 음식을 즐기는 장면으로 ‘우리와 같네’라며 친근하게 느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착각이다. 재벌가 자제들은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무거운 위치에서 서민과 다르게 냉혹하게 훈육받고 자라왔다.
그들이 아무리 떡볶이를 잘 먹어도 결코 우리와 같을 순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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