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 이하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원장 장소원)은 2023년에 어려운 외국 용어 67개를 쉬운 우리말로 다듬었다. 이 가운데 국민은 ‘칠링 이펙트’를 다듬어 써야 할 말 1위로 꼽았고, 가장 잘 다듬어진 말로는 ‘솔로 이코노미’를 바꾼 ‘1인 가구 경제’를 골랐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지난 2023년 한 해 동안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의 하나로 우리 사회에 유입된 낯선 외국 용어를 알기 쉬운 우리말로 다듬는 일을 진행했다. 그 결과 3월부터 11월까지 18차례의 전문가 논의와 국민 수용도 조사를 거쳐 ‘솔로 이코노미’, ‘칠링 이펙트’, ‘멀웨어’, ‘킬러 아이템’ 등 외국 용어 67개를 쉬운 우리말로 다듬었다.
2023년 쉬운 우리말로 꼭 바꿔야 할 외국 용어에 대한 국민의 선택은?
2023년에 다듬은 외국 용어 중 쉬운 우리말로 바꾸어 써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던 용어는 ‘칠링 이펙트’였다. ‘칠링 이펙트’는 ‘과도한 규제나 압력으로 말과 행동이 위축되는 현상’을 뜻하는 것으로 ‘위축 효과’로 다듬었다. 그 외에 ‘멀웨어’, ‘생크추어리’, ‘콜 포비아’ 등도 쉬운 우리말로 바꿔 써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는데 각각 ‘악성 프로그램’, ‘동물 보호 구역’, ‘통화 기피증’으로 다듬었다.
가장 잘 바꾼 말로 국민이 선택한 것은 ‘1인 가구 경제’
2023년에 다듬은 말 중 가장 잘 바꾸었다고 국민이 선택한 말은 ‘1인 가구 경제’였으며 응답자의 92.3%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1인 가구 경제’는 ‘일인 가구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여러 가지 경제 활동’을 뜻하는 말로 ‘솔로 이코노미’를 알기 쉽게 다듬은 말이다. 이외에도 ‘악성 프로그램’, ‘예술품 투자’, ‘위축 효과’ 등이 잘 다듬어진 말로 선정되었는데 각각 ‘멀웨어’, ‘아트 테크’, ‘칠링 이펙트’를 쉬운 우리말로 바꾼 것이다.
국민 수용도 조사 응답자의 절반 정도가 외국 용어 이해에 어려움 느껴
2023년 국민 수용도 조사 결과, 응답자의 90% 이상이 한 달에 한두 번이나 일주일에 한두 번은 ‘기사나 방송, 공문서 등에서 외국어를 접촉한다’라고 답해 일반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외국어를 접하는 빈도는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평균 48%)가 기사나 방송, 공문서 등에 외국 용어가 있어 ‘내용을 파악하는 데 방해가 된다’라고 답했다. 한편, ‘키오스크’, ‘테이블 오더’, ‘무라벨’과 같이 많이 들어본 외국 용어일수록 우리말로 바꿀 필요가 적다고 답해 어려운 외국 용어가 우리 언어생활에 정착되기 전에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 주었다.
전문가 논의와 국민 수용도 조사를 거쳐 다듬은 말 마련
문체부와 국어원은 공공성이 높거나 국민 생활과 밀접한 낯선 외국 용어를 언론계, 학계, 대학생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새말모임에서 논의한다. 새말모임에서는 2주마다 3~4개의 다듬은 말 후보를 마련한 다음 국민 수용도 조사 등을 거쳐 발표할 다듬은 말을 선정한다. 지금까지 다듬은 말은 국립국어원 누리집의 ‘다듬은 말’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2024년에도 국민의 쉬운 우리말 사용을 위해 새로 유입되는 외국 용어를 신속하게 발굴해 다듬고, 이를 국민에게 알리는 사업을 더욱 활발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2023년 주요 다듬은 말 목록 |
대상 용어(원어) | 다듬은 말 | 뜻 |
솔로 이코노미 (solo economy) |
1인 가구 경제 | 일인 가구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여러 가지 경제 활동. |
멀웨어 (malware) |
악성 프로그램 | 소유자의 승낙 없이 컴퓨터 시스템에 침입하거나 시스템을 손상하기 위해 설계된 소프트웨어. |
아트 테크 (art tech) |
예술품 투자 | 예술 작품을 재테크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일. |
칠링 이펙트 (chilling effect) |
위축 효과 | 과도한 규제나 압력으로 말과 행동이 위축되는 현상. |
애그테크 (agtech←agriculture tech) |
첨단 농업 기술 | 농업 기술에 애플리케이션이나 드론 등의 아이티 기술을 접목한 기술. |
머니 무브 (money move) |
자금 이동 | 낮은 금리 등의 이유로 자산이 손실 위험이 없는 안전 자산에서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주식, 채권 등으로 이동하는 현상. |
메가 딜 (mega deal) |
초대형 거래 | 주로 기업 간에 이루어지는, 규모가 매우 큰 거래. |
메타팜 (metafarm← metaverse+smartfarm) |
가상 농장 | 메타버스에서 작황을 예측하는 등 다양한 농업 방식을 모의 실험하여 농사에 적용하는 것. |
콜키지 프리 (corkage free) |
주류 반입 무료 | 호텔이나 음식점에서 별도의 수수료 없이 개인이 가지고 온 주류를 개봉할 수 있도록 허락하고 잔 따위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르는 말. |
킬러 아이템 (killer item) |
핵심 상품 | 우선순위가 높고 핵심적인 상품. |
그린 오션 (green ocean) |
친환경 시장 | 친환경이 가진 가치를 경쟁 요소로 내세워 새로운 시장과 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산업. |
버티포트 (vertiport←vertical flight+port) |
수직 이착륙장 | 기체가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는 정거장 또는 터미널. |
니어쇼어링 (nearshoring) |
인접국 이전 | 기업의 서비스 기능을 본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국가에 아웃소싱하는 일. |
긱 이코노미 (gig economy) |
일시 고용 경제 | 산업 현장에서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ㆍ임시직ㆍ일용직 따위를 필요에 따라 고용하는 경제 형태. 1920년대 미국 재즈 공연장 주변에서 단시간에 연주자를 구해 공연한 데서 비롯된 말이다. |
베타 테스트 (beta test) |
출시 전 시험 | 제품을 상용화하기 전에 실시하는 실험. |
생크추어리 (sanctuary) |
동물 보호 구역 | 생존을 위협받거나 야생으로 돌아갈 수 없는 동물들을 보호하는 구역. |
메가스테이션 (megastation) |
복합 충전 시설 | 전기·수소 충전소와 대형 쇼핑몰 등이 입점된 복합 시설. |
리드 타임 (lead time) |
납품 소요 기간 | 물품의 발주로부터 그 물품이 납입되어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의 기간. 목표로 하는 조달 기간과 과정상 발생하는 차질 기간을 고려하여 약간 여유 있게 날짜를 잡아 조정이 가능하도록 한다. |
본드 런 (bond run) |
채권 매도 사태 | 투자자들이 앞다퉈 채권을 파는 현상. |
콜 포비아 (call phobia) |
통화 기피증 | 전화로 음성 통화를 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증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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