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계산을 잘 못해서 그만 새벽부터 서두르는 여행이 되었습니다.
너무 생각없이 점심 전에 도쿄에 도착하면 좋다는 둘째 말에 고르다보니 8시 10분 비행기를 골랐죠.
순간 8시까지 도착해서 전철타면 되는 대중교통으로 제가 착각을 했던 거였습니다.
바보같이 8시 10분 비행기면 1시간 30분 전에는 도착해서 수속을 해야죠.
계산해보니 6시 30분 전에는 공항을 도착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니 집에서 5시에 출발해야 하네요.
그럴려면 또다시 5시 전에 일어나 씻고 준비를 해야 하니 여행 가는날부터 이렇게 할 필요가 있는거야??
취소도 생각했는데 알아보니 환불해야 할 금액이 제법 되어 포기하고 가기로 결정했죠.
새벽이라 공항버스를 타면 너무 간당해서 아무래도 무리가 되더라고요.
남은 건 택시와 타다와 자가였습니다.
저는 자가는 제가 운전할 생각이 없는데 둘째도 새벽이라 운전하고 싶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집에 올 때도 운전해서 오려면 솔직히 귀찮기도 하겠죠.
새벽 시간이라 그런지 타다도 10만 원정도 하더라고요.
카톡택시도 9만 원대이고요.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좀 더 저렴한 카톡 택시 예약을 했는데요.
아니,,, 여행 가기도 전에 벌써 이렇게 10만 원 깨지다니 차라리 좀 늦게 출발 하는 걸로 탈걸.
이런 아쉬움을 안고 공항에 도착해서 수속을 끝마치니 식사하자고 하더라고요.
먹을까 말까하는 생각을 했는데 먹자니 별 수 없이 먹어야죠.
모든 식당이 연 건 아니지만 대부분 오픈해 있더라고요.
이상하게 이것저것 보다 그 새벽에 왜 라면이 끌렸는지 모르겠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새벽 7시 전에 라면을 먹게 되었네요.
그래도 따끈한 국물과 함께 면발을 먹으니 역시나 이 맛이 맞죠.
먹으면서 걷다보니 이렇게 새벽까지 문 열고 일하시는데 과연 갔을까?
이분들은 공항에서 근무하며 새벽부터 나와 돈 버시는데 해외 여행을 가셨을까?
시간이 없어 한 번도 못 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한, 이분들이 비행기 타면 할인을 해줄까라는 생각도 들긴 하더라고요.
아마도 매장을 대여해서 영업하는 것이라 할인 같은 건 없을 듯한데 말이죠.
지난 번 오사카 여행 때 착각을 했거든요.
8시에 출발이니 그 시간에 가면 된다고 생각했는데요.
보통 20~30분 전부터 승객을 체크하고 들어가게 하죠.
막 들어갈 타이밍에 제가 화장실을 간 덕분에 직원이 전화하고 난리났거든요.
하필이면 다 들어가고 저만 아직 탑승을 안해서 말이죠.
이번에는 하여 미리 화장실 가고 맨 앞에서 대기하면서 기다렸습니다.
지금까지 비행기를 여러 번 탔지만 단 한 번도 창가에 앉은 적이 없습니다.
심지어 창가는커녕 늘 통로에 앉았기 때문에 창밖을 본 적이 없습니다.
먼 발치에서 보이는 창 밖을 ‘나도 보고 싶다!!’하면서 생각만 했었죠.
이번에는 단 둘이 가는 것이고 제가 직접 자리를 예약하고 둘째는 다 컸으니까.
역시나 창가는 저처럼 어린 것들에게는 대부분 좋아하는 자리인가봐요.
이녀석이 저에게 자신이 창가에 앉겠다고 말합니다.
제가 몇 번 이야기를 했지만 창가에 앉아 해야 할 것이 있다고 합니다.
창가에 앉아야만 자기는 된다고 합니다.
어쩔 수 없이 저는 창가에 못 앉고 바로 옆자리에 앉긴 했습니다.
우와~~~ 바로 옆 자리도 어지간한 건 다 보이더라고요.
늘 저가 항공에 세번째 자리인 통로나 큰 비행기 10석에 5~6번째 앉다보니.
이번에는 작정하고 비행기가 지상에서 뜰 때부터 창밖을 바라봤습니다.
정작 이 녀석은 잠만 쿨쿨 자더라고요.
제 오른쪽에 있는 대략 20세 초반 녀석도 쿨쿨 잠만 자더라고요.
나만 비행기가 뜨는 모습을 신기해하며 쳐다보고 있었네요.
의외로 비행기가 점차적으로 땅을 박차고 올라가니 느껴지더라고요.
살짝 비행기가 사선으로 기울면서 올라가는 느낌이 더 박진감있게 느껴지고요.
액티비티까지는 아니지만 조금은 아찔한 느낌도 들더라고요.
일단 하늘을 난 후에는 구름이 이렇게 아래에 있는 게 보이더라고요.
순간 비행기가 바다에 추락하면 엄청난 추억이 되겠네…
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도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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