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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연기력 물올랐다는 배우가 매일 무속인과 전화하더니 생겨난 일

연예의맛 조회수  

개봉 일주일 만에 2024년 최고 흥행작 등극을 기대하게 만드는 영화가 있습니다. <검은 사제들>, <사바하>를 통해 한국 오컬트 영화계의 희망으로 자리 잡은 장재현 감독의 신작 <파묘>가 그 주인공입니다.

한국 오컬트 공포의 강한 힘을 보여준 <파묘>의 인기비결이라고 한다면 김고은의 무당 연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예고편을 통해 보여준 무당 연기가 큰 화제를 모으며 시선을 집중시켰습니다. 김고은이 연기한 ‘화림’은 악지에 위치한 묘지로부터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분투를 선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죠.

로맨스, 스릴러, 코미디는 물론이고 뮤지컬까지. 그간 장르불문 종횡무진 맹활약을 펼쳐온 김고은에게 <파묘>는 커리어의 정점을 찍을 작품이 될 것으로 주목 받고 있는데요. 이런 화제의 순간을 키노라이츠가 놓칠 리 없겠죠? 키친 분들을 위해 인터뷰를 통해 배우 김고은을 만났습니다.

신들린 연기력으로 감탄을 자아낸 화림 캐릭터를 준비했던 과정부터, 경문을 외우는 장면에 대해 직접 덧붙인 비하인드까지! <파묘>와 화림에 대해 궁금했던 모든 순간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던 뜻깊은 순간이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영화처럼 깊고 몰입이 넘치는 김고은 배우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볼까요?

김고은이 반한 <파묘>의 매력

키노 🚦
<파묘>가 개봉 4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데요. 소감이 궁금합니다.

김고은
너무 감개무량해요. <서울의 봄>이 잘 되었듯이, <파묘>를 통해 한국영화가 계속 힘을 받아서 극장가가 붐볐으면 좋겠어요. 무대인사를 다니면서 계속 상영관이 꽉 차 있는 걸 보았는데요. 극장이 붐볐을 때가 생각나더라고요.

키노 🚦
<파묘>의 출연을 결심한 시나리오의 매력이 무엇이었나요?

김고은
일단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네 명의 캐릭터의 매력이 크게 다가왔어요. 그리고 후반부에 굉장한 퍼포먼스를 어떻게 구현해낼까 상상하면서 읽는 재미도 있었고요. 제가 감독님 전작들을 워낙 좋아해서, 막연한 상상이 감독님의 손길을 거치면 좋은 장면으로 탄생할 것이란 믿음이 있어서 선택하게 되었어요. 영화를 봤을 때는 역시 감독님의 디테일한 연출이 정말 좋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꽤 긴 러닝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더라고요.

키노 🚦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는지 궁금해요.

김고은
괜히 하는 말처럼 들릴 수 있는데요. 촬영하는 내내 정말 행복했어요. 묘 세트장이 있는 기장에서 두 달 정도 촬영을 했는데요. 정말 여행 온 기분이 느껴질 만큼 현장에서 많이 웃었어요. 서로 계속 티키타카가 이뤄질 만큼 정적이 없었죠. 감독님 포함해서 다들 유머에 자부심이 있기도 하고, 욕심도 있어서 진짜 너무 재밌게 촬영했어요.

신들렸다고 오해 받은 무당 캐릭터 비하인드

키노 🚦
화림 캐릭터에 대해 반응이 뜨거운데요.

김고은
시나리오 상에서도 매력과 포스가 느껴지는 캐릭터였어요. 그 포스, 아우라를 어설프지 않게 표현해내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요. 이런 것들은 사소한 것에서 나온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굿이나 경문 같은 큰 퍼포먼스도 중요하지만, 몸을 살짝 꺾거나 깃발을 뽑을 때 같은 디테일한 동작들을 굿을 보러 다니면서 관찰했죠.

키노 🚦
무속인 분들과도 수시로 전화통화를 하면서 캐릭터를 준비했다고 들었어요.

김고은
선생님들께서 워낙 바쁘셔서 현장에 계속 나와 계실 수 없었어요. 굿이나 경문 같은 큰 장면을 제외하고는 현장에 계시지 않다 보니 혼자 준비하다 불안한 순간이 찾아오면 무조건 전화를 했어요. 예를 들면 휘파람을 불 때 어떻게 불어야 하는지, 경문을 외우거나 진단을 할 때도 어떻게 해야 좋을지,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다 물어봤어요.

키노 🚦
화림 캐릭터에 모티브가 된 실존인물이 있는지 궁금해요.

김고은
롤모델로 잡은 분은 무속인 고춘자 선생님이 아니라 그분 며느리인 다영 선생님이라고. 그분을 어느 정도 모티브로 잡았어요. 고춘자 선생님의 경우 동작이 훨씬 간결하시고 경문도 옛스러워요. 다영 선생님이 나이대가 비슷하기도 해서 그분의 퍼포먼스를 더 참고했어요.

키노 🚦
굿 장면에서 신들린 듯한 모습이 호평을 자아냈는데요. 얼마나 연습을 했는지 궁금해요.

김고은
연습으로만 치면 한 2~3번 정도 동작연습을 했어요. 촬영에 들어가기 훨씬 전부터 선생님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많이 듣고, 여러 동작을 배웠고요. 어떤 신을 받아들이냐에 따라 동작이 다 달라요. 그래서 직접 해보기도 하고, 의미에 대해 더 알아보려고도 하고 그랬어요. 그 당시에 드라마 촬영을 하고 있어서 유튜브 영상을 진짜 많이 봤어요. 특히 터프한 굿은 잘 안 한다고 하셔서 실제로 볼 수 없으니 영상 참조를 많이 했고요.

키노 🚦
실제로 접신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요. 촬영할 때 그 정도로 느껴질 만큼 몰두한 순간이 있었나요?

김고은
우선 그런 평가에 대해서는 기분이 좋아요. 제가 무속신앙에 대해 잘 몰라서 어색하게 표현이 될까봐 걱정이 좀 있었는데 오히려 안도감이 들어요. 굿을 할 때 징이나 북을 쳐주시는 분들이 화림이가 뛰기 시작할 때 점점 더 파이팅을 올려주신 게 있어요. 신을 받을 때 더 강하게 쳐주셔서 그게 엄청 힘이 되더라고요.

키노 🚦
경문을 외우는 게 쉽지 않았을 거 같은데요.

김고은
이게 또 자세히 들어보면 다 스토리가 있어요. 처음엔 여기가 어디고 하다가 어서 오시라, 무엇 때문에 못 오시냐, 못 오시는 이유를 말해라 하면서 해결책도 제시하고 그래요. 그래서… 외우는 게 어려웠어요.(웃음) 경문 외우는 장면이 처음 연습 시작할 때부터 가장 어렵다고 느꼈고요. ‘여기서 어설프면 진짜 끝이다’라는 생각에 가장 스트레스 받으면서 연기했어요. 이 장면 찍는 날이 미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요.(웃음)

실제 굿하는 걸 보면 퍼포먼스를 하시기 전에 경문을 쭉 읊으시는데, 그때 정말 음 타는 게 예술이라고 생각했어요. 어느 방향으로 갈지 알 수 없는 의미나, 흘러나오는 목소리 톤이 너무 멋있다고 느꼈죠. 동시에 저건 정말 내공에서 나오는 건데, 내가 연습을 아무리 한다고 한들 저게 될까 싶더라고요. 음 타는 걸 마지막까지 연습했는데 도저히 안 되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선생님한테 3개 정도 녹음을 부탁해서 제가 가장 잘 탈 수 있는 음을 선택해 노래처럼 통째로 외웠어요.

키노 🚦
촬영을 하면서 무서웠던 장면이 있었는지 궁금해요.

김고은
정말 없었어요. 현장이 너무 유쾌해서요. 촬영장에서 진짜 돼지를 그렇게 본 적이 없어서 신기했고, 도깨비불 같은 것도 다 실제로 하신 거니까. 우리 영화 특수효과팀 짱이다 하면서 좋아했던 기억만 있는 것 같아요. 배우 분들이 오컬트 영화 찍으면서 무서운 에피소드가 있다고 하시잖아요. 저희는 없는 줄 알았는데, 며칠 전 홍보 인터뷰를 보니까 이야기들을 하시더라고요? 저는 경문을 외우느라 정신이 없어서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몰랐어요.(웃음)

키노 🚦
도깨비불이나 묘지 같은 영화 속 배경에 대한 인상은 어땠는지 궁금해요.

김고은
도깨비불은 진짜 놀라웠어요. 거대하고 뜨거운 게 눈앞에 보이니까 연기하는데 훨씬 몰입이 되더라고요. 현장에서 만들어내기 위해 정말 많은 분들이 고생하신 걸 보고 특수효과팀 짱이다! 대단하다! 라고 생각했죠.

묘지는 주변에 나무들이 있고 해서 진짜 그런 공간인 줄 알았는데, 나무가 펼쳐진 공간까지 다 미술팀이 해 놓은 거라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이렇게 구현해낼 수 있지?’ 할 정도로 리얼해서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키노 🚦
영화를 찍으면서 무속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도 했는지 궁금한데요.

김고은
굿을 여러 번 보러 다녔는데요. 한 번 하실 때 보통 4~5시간동안 퍼포먼스를 하세요. 테이크로 간 거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저는 해봐야 몇 분 찍었을 텐데, 찍을 때마다 숨이 차고 어질어질해서 난리도 아니었어요. 고춘자 선생님 같은 경우는 연세가 있으심에도 에너지가 장난이 아니에요. 제가 직접 해보니 ‘아, 선생님들은 찐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무속인 선생님들이 굿을 하실 때 칼을 떨어뜨리면 제자 분들이 그걸 주워주고 그러시는데요. 제가 촬영할 때는 다영 선생님이 해주셨어요. 그런 부분이 그냥 기분이 좋더라고요. 제가 능력 있는 무속인이 된 거 같아서요.(웃음) 거기서 오는 자신감도 있어서 다시 한 번 (다영 선생님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로맨스부터 오컬트까지, 배우 김고은의 다음 스텝은?

키노 🚦
이번 작품에서 캐릭터가 강했던 만큼 다음 작품에서의 연기에 대한 부담이 있지는 않은지요.

김고은
일단 다음 작품(대도시의 사랑법)은 굉장히 잔잔해요.(웃음) 사실 그런 거에 대해서는 부담감이 없어요. 오히려 화림이라는 캐릭터를 만났을 때 굉장히 반가웠어요. 이런 유형의 역할이 잘 주어지지 않는 게 현실이잖아요. 원하는 캐릭터가 안 주어진다고 제가 작품을 안 할 수는 없는 거니까. 주어진 작품들에 한해서 최선의 선택을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여겨요.

키노 🚦
배우라는 직업이 인간 김고은에게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궁금해요.

김고은
제가 좋아하는 걸 직업으로 삼을 수 있어서 항상 감사하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어요. 꼭 배우이기 때문에 항상 결과물에 대해 평가받는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모든 직업이라는 게 항상 평가를 받잖아요. 물론 좋은 평가를 받는 게 좋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지 않나 싶어요. 영화라는 게 정말 많은 분들이 모여서 함께하는 것이고, 더 많은 분들의 시선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는 거라 그런 거 하나하나에 너무 연연하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키노 🚦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낼 수 있는 본인만의 무기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김고은
우선 더 다양하게 불러주셨으면 좋겠고요.(웃음) 제 스스로를 단정 짓지 않는 게 가장 큰 부분이 아닌가 싶어요.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게 제 안에는 없어요. 모든 배우들이 그렇겠지만, 한 작품이 대중 분들에게 크게 각인되면 비슷한 결의 작품이 많이 들어오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에요. 보여주지 않은 모습을 끄집어내는 도박 같은 선택을 하기 쉽지 않은 것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고요. 제가 스스로를 한계 지으면 정말 한정적인 역할만 소화할 거 같아서 스스로를 단정 짓지 않는 거 같아요.

키노 🚦
무대인사에서 최민식 배우의 퍼포먼스가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김고은
무대인사를 하루에 상영관 17개씩 돌 때도 있어요. 힘든 부분이 분명 있지만, 선배님들도 그렇고 감독님도 유머러스하셔서 그런지 분위기가 정말 즐거워요. 그래서 힘든 거 잘 모르고 열심히 돌고 있어요. 무대인사 때마다 매 상영관이 꽉 차 있는 걸 보니 좋은 걸 넘어서 감격스럽더라고요.

키노 🚦
<파묘>가 김고은 배우의 최고 흥행작이 될 것 같은데요. 이 작품이 본인의 커리어에서 어떻게 기억될까요?

김고은
현장이 기억에 남는 작품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한 작품이 될 거 같아요. 생각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고 웃겼던 순간으로 말이죠. 스코어적으로는 ‘하루에 관객 몇 분이 보셨다’ 이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처음 듣는 숫자이다 보니까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싶더라고요. 전 처음 경험해 보는 순간이라 놀라움도 처음 안겨준 작품이 될 거 같아요. 그리고 끝까지 (영화가)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김고은 주연 <파묘> 리뷰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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