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연인같아 수정할 수밖에 없었던 두 배우의 찐한 애정연기

필더무비 2024.03.1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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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터뷰!) 영화 ‘로기완’의 김희진 감독을 만나다

단편영화 <수학여행>,로 영화계의 주목을 받다가 이번에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에 무려 7년의 시간을 힘 쏟으며 드디어 첫 장편 데뷔를 한 김희진 감독을 만나 이번 <로기완>을 준비한 소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최초 <로기완>의 시나리오 작가로 시작하시다가 작업이 길어지면서 연출자가 되신 거로 들었다. 무려 7년이나 한 작품을 기획하고 준비하신 소감은?

진짜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 사실 만들어지지 못할 작품이었는데, 넷플릭스 덕분에 다시 수면에 올라오게 되었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웃음) 처음 송중기 배우님께 제안을 드렸는데, 거절하셔서 다른 작품 연출을 기획하고 있었는데, 그것도 쉽지 않다가 다시 <로기완>이 시작될 수 있다고 해서 다시 할 수 있었다.

-송중기 배우가 거절한 이유는 무엇이었나?

로기완에 대한 설정의 의견 차이였다. 로기완이라는 주인공이 엄마의 목숨 값으로 온 사람인데, 사랑에 빠진 이유를 어렵게 느끼셨던것 같다. 기완의 입장에서 ‘사랑은 사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부분이 납득하기 어려웠다고 하셨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고 나서 시나리오가 달라진 것도 있었고, 배우님 스스로도 가치관의 변화를 느끼신것 같다.

-송중기 배우를 로기완으로 설정한 이유는?

송중기 배우가 관객들의 마음을 잘 가져오는 배우라 생각했고, 그 점을 기대했다. 원작에서 로기완은 외소하고 어린 소년이지만, 송배우님은 충분히 그러한 외면, 내면을 만들 수 있는 연기자다. 그로 인해 대중 역시 이 어려운 소재를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 봤다. 아무래도 내 또래들에게 송중기 배우는 매우 친숙한 배우이기에 로기완의 감정이 훨씬 더 풍부하게 전달될 수 있을 거라 봤다.

-단편영화 <수학여행>과 에서 보여준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에 관한 관심이 <로기완>으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생각되었다. 그 영향이 작품을 완성하는데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완성보다는 출발에 도움이 되었다고 본다. 당시 열약한 상황에서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그 상황에서 만들 수 있는 소재로 출발한 작품이 두 편의 단편이었다. 그런 상태서 상업,데뷔작으로 들어오면 연출자는 어떻게든 자기 색채를 가져가기 마련인데, <로기완>은 말씀하신 그런 나의 관점을 가져올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로기완>이 브리쉘의 거리에서 방황하고 노숙하고 쓰레기 음식을 먹는 장면이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사회적 시스템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개인의 아픔을 느낄수 있는 장면인데, 송중기의 처절한 연기가 돋보였다.

사실 로기완의 고난이 담긴 장면은 시나리오상에서 건조하게 표현되었다. “허겁지겁 빵을 먹는다”라고 쓰여 있을 뿐인데, 송중기 배우님이 변기에 앉아 빵을 먹는 장면을 보면, 잼에서 손가락을 넣어 코너를 핥아먹고, 가방 부스러기를 입에 털어넣는 장면은 배우님의 애드리브 연기였다. 너무나 디테일한 동작을 표현해주셔서 놀라웠다. 나중에 신발을 줍기 위해 물에 빠지는 장면도 배우님 본인께서 직접 하겠다고 해서 실제로 촬영한 장면이었다. 정말 추운 한 겨울에 그 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정말 감탄했다.

-마리(최성은)가 몸담고 있는 어둠의 세계를 사격 도박으로 설정한 이유가 있으신지?

마리의 역할은 후반부 로기완이 이 땅을 떠나는 이유가 되어야 했다. 그렇기 위해서는 사건이 필요했는데, 그러다 보니 설정한 것이 범죄였고, 사격 도박을 떠올리게 되었다. 사격 도박은 양지와 음지가 공존하는 범죄다. 원래 마리는 사격 선수였는데, 어쩌다 보니 자신의 능력을 음지의 세계로 빠뜨리게 된다. 그런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설정한 것이 사격 도박이었다.

-마리는 원작 소설의 주인공인 ‘나’와 시한부 여고생을 합친것 같다. 어떻게 설정해서 완성했나? 두 인물의 멜로적 설정을 맞춘것에 영화팬들의 호불호가 많은것을 어떻게 보시나?

마리는 원작의 두 인물을 의식하고 만든 캐릭터가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로기완이 벨기에를 떠나려는 사연이자 이유가 되기 위해 고심한 캐릭터였고, 그러다 보니 원작보다 최대한 다른 인물로 만들고자 노력했다. 되도록 마리가 로기완과 비슷한 상처를 지닌 인물로 표현하고자 했다. 멜로적 설정에 대한 호불호는 나도 영화 팬들의 평을 통해 확인했다. 사실 나도 “멜로를 꼭 해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접근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로기완이 힘들게 이 땅에 와서 이곳을 버리는 동기는 바로 사랑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이게 잘 납득이 되었으면 했는데, 모든 관객을 만족시키지 못한 게 아쉽게 느껴진다.

-근래들어 베드신 장면이 보기 힘들어졌는데, 이 장면은 과감한 베드신이 등장해서 놀라웠다. 그런데 이전 인터뷰에서 실제 베드신이 더 진했다고 언급했는데, 어떻게 지금의 완화된 버전을 만들수 있었나?

두 사람을 묶어줄 몽타주 같은 설정이 필요했다고 봤다. 그래서 두 인물의 감정이 올라왔다고 생각했을 때 베드신을 넣게 되었다. 사실 수위에 대해서는 우리도 고민이 많았다. 베래서 베드신 장면을 최대한 미루고 함께 의논하고 고민하다가 지금의 장면을 완성할 수 잇게 되었다. 원래 시나리오상의 묘사와 수위는 매우 강했는데, 지금 버전은 매우 소프트한 수준이었다.(웃음)

-난민 지위 부여 관련 과정이 다소 복잡해서 놀라웟다. 실제로 탈북민들이 그 일로 추방되거나 로기완과 같은 상황에 놓인 분들이 많은편인지? 영화에 담지 못한 해외에 떠도는 탈북자들의 이야기가 있다면?

많은 분들은 만나 뵙지 못했지만, 벨기에서 난민 지위를 받은 북한분이 계셔서 그분의 이야기를 듣고 이를 토대로 <로기완>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난민 지위를 받은 탈북자분들과 대화할 때마다 나에게 완전히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신걸 보게 되었다. 아무래도 목숨을 걸고 오셨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 때문에 고생하신 분들이기에 나를 온전히 신뢰하지 못한 상태였다. 어쨌든 그분들을 이해하며 어느 정도 절제된 상태서만 이야기를 나눴다. 참고로 로기완이 만약을 대비해 면도칼을 지닌 장면은 실제 한 탈북자분의 사연을 참고한 것이다.

-송중기 배우님 외 각 캐릭터 캐스팅 비하인드는?

이 작품에 여러 좋은 배우님들이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송중기 배우님과 용필름 임숭용 대표님의 설득 덕분에 가능했다고 본다. 우선 마리역할의 최성은 배우는 오디션을 통해 선발되었는데, 처음 오실 때부터 마리 그자체였다. 오디션에서 가장 먼저 오신분이었는데, 가장 잊혀지지 않은 얼굴이어서 계속 생각이 났고 막판에 함께 심도있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캐스팅 하기로 결정했다. 이상화 배우님 같은 경우는 독립영화계의 스타였고, 좋은 배우여서 선주 캐릭터를 캐스팅할 때부터 상의를 드렸는데, 흔쾌히 승낙해 주셨다. 서현우 배우님도 평소 좋아한 배우여서 꼭 캐스팅 하고 싶었다. 로기완의 엄마 옥희로 출연한 김성령 배우님 캐스팅이 매우 극적이었다.

원래 나는 우리가 잘 아는 전형적이고 모성애가 강한 어머니상의 배우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임숭용 대표님이 옥희 캐릭터는 기완에서 큰 아픔을 주는 존재이기에 우리의 이미지를 바꿀 배우를 캐스팅 해보는게 어떠냐는 의견을 주셨고, 바로 추천해 주신 분이 김성령 배우였다. 그때까지 나는 이 분이 과연 이 어머니상의 연기를 잘 할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배우님이 옥희로 분장한 모습을 보고 실제 식당에서 일하시는 어머님 같은 분 같아서 너무 놀라게 되었다. 그 모습을 보고 대표님의 설득이 이해되었고, 납득이 갔다. 그리고 마지가 유언을 남기는 장면을 연기하시는 것을 보고는 정말 캐스팅을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임대표님과 배우님께 감사드릴 따름이다.(웃음)

-아직 젊은 감독님이셔서 앞으로도 많이 쓰임 받지 않으실까 생각된다. <로기완>의 경험이 나에게 어떤것을 가르쳤는지? 향후 어떤 작품을 해보고 싶으신지 궁금하다.

임숭용 대표님 말씀대로 <로기완>을 통해 많은것을 배웠다. 특히 배우님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연기 호흡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를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게 되었다. <로기완>을 작성할때도 즐거웠고, 촬영할때도 즐거웠으며, 연출에 대한 자신감도 얻어서 차기작을 한다면 그 자신감을 갖고 할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왕이면 캐릭터가 강렬한 작품을 선보이고 싶다.